안의 낡은 정치 제거, 윤의 구태적 선기기획술 오버랩돼

   
▲ 이민정 정당인, 바른교육권 실천행동 운영위원
새해 초 안철수의 새정치추진위원회에 윤여준 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이며 전 민주통합당 대통령선대위 국민통합위원장이 전격 합류했다. 불확실한 행보로 신비주의 정치인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안철수가 던진 야심찬 국민혼란 야기용 카드다.

윤여준 새정추 상임의장은 1984년 전두환대통령의 공보비서관을 시작으로 정치역사와 함께해온 오래된 정치인이다. 하지만 20줄이 넘는 경력사항을 보면 선출직을 해본 적이 없다. 조직과 최고권력자를 위해 성실히 일하고 그 댓가로 승승장구해온 전형적인 참모형 혹은 책사형 인물이다. 공동위원장도 아닌 조직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상임의장이 현장정치와 책임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정치기능인이이라는 점에서 우선 혼란스럽다.

그리고 윤여준 상임의장이 합류하자마자 새정치추진위원회란 이름이 무색하게도 낡은 틀의 패권정치가 시작되었다. 첫째, 새정추 내의 해게모니 싸움이다. 한번 떠났던 윤여준은 다시 돌아가면서 막강한 권한을 약속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하루 아침에 멘토 300명 중에 한 명으로 전락했던 트라우마가 있다.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새정추에 입성하자마자 영역과 지분을 확실히 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지방선거 전 신당창당과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자 외부 영입을 주창하자 지방선거를 정치적 연착륙의 기회로 삼아 안전하게 다음단계로 가려했던 새정추 본류계와 광역자치단체장 출마를 위해 소속정당을 떠나온 민주당계는 패닉에 빠졌다. 하지만 이미 새 정치의 상징으로 모셔온 윤여준의 언론플레이 앞에서 그들은 속수무책이다. 이제 윤여준의 말이 새정추의 말이 되고 있다.

둘째, 인위적 안철수발 정계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야권연대는 안된다고 못박고 현 박원순 서울시장을 포함한 정당 소속의 단체장들과 지방의원 그리고 출마희망자들에게 현 정당과 안철수 신당 중 하나를 택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여론의 지지도가 높지만, 아직 실체가 없다는 우려를 내부의 핸디캡이 아니라 개인의 리스크로 만들어 버렸다.

특히 추락하는 민주당과 떠오르는 새정추 사이를 배회하는 자들의 고민이 크다. 조직과 경험에서 유리할 것으로 자부했던 민주당은 위기감을 느끼고, 북한인권민생지원법 등 우클릭으로 신당과 경쟁시장인 중도를 겨냥하면서도 연대에 대한 희망은 감추지 않는다. 연애는 좀 덜 사랑하는 사람이 주도권을 갖는 법이다. 두 세력 간의 주도권은 안철수와 신당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낡은 정치의 틀을 깨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의원이 지난 30년간 여야를 오가며 오로지 이기는 선거전략과 기획을 주도해온 구태패권형의 윤여준 새정추 상임위원과 연합한 것은 새정치에 대한 희망보다는 낡은 정치에 대한 우려감을 더해준다.안의원의 서울강북의 독거노인을 찾아가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어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안철수의 순진한 희망'과 이기는 것이 유일한 목표이자 절대 선인 선거전략과 정치기획을 해온 '윤여준 상임의장의 패권적 행태' 사이의 오버랩이 새정치가 될 수 있을까? 백번 양보해서 얻은 이해는 그 들 사이의 잉태는 새정치의 알맹이가 아니라 새정치의 레토릭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별도로 앞으로 재밌는 관전 포인트는 대선부터 해온 본류계와 새정추부터 합류한 민주당계 그리고 윤여준계의 연합종횡이다. 그리고 과거행적을 볼 때 윤여준 상임의장은 패권에서 밀리게 되면 미련 없이 떠날 가능성이 높다. 그 가운데 외로이 서있는 새정치의 희망, 안철수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이민정 한국여성유권자 서울연맹 이사,  바른교육권실천행동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