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사진으로 허위보도 일삼다 대북제재 국면서 오히려 과시"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올해 ‘김일성 생일’을 맞아 개최한 봄 친선예술축전에 30여개국의 외국 공연단을 초청하는 등 이전과 달리 성대한 잔치를 벌인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정통한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도 올해 30여개 국가의 예술공연단을 초청해 인민문화궁전 등 평양시내 여러 극장에서 순차로 공연하는 등 호화스러운 생일잔치를 열었다.  

북한은 ‘태양절’이라고 부르는 4월15일 김일성 생일을 기리기 위해 해마다 봄 친선예술축전을 열고 있다. 한때 100여개 국가에 달하는 외국 공연단을 초청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일성 생일 90돌인 2002년을 마지막으로 외국에서 공연단을 초청하지 않는 해가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김정은은 30여개 국가에서 외국 공연단을 초청해 과거 김일성이 하듯 성대한 연회를 즐겼다. 

대북소식통은 “그동안 매해 4월 봄 친선예술축전은 열렸지만 그때마다 외국인 공연단을 꼬박 초청했던 것이 아니다. 해외교포예술단과 국내 예술단 공연으로만 축전을 진행한 적도 많았다”고 했다. 그런데도 북한 매체 특히 대외용 매체에서는 북한이 거의 매년 외국인 공연단을 초청해 연회를 베푼 것처럼 전해졌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예전에 방북했던 외국인 공연단 사진으로 허위보도를 한 적도 많다”고 했다. 

김일성 생일을 기해 외국인 공연단이 방북했을 때 평양시 주민이라면 이를 모를 수 없다고 한다. 대개 4월11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 정도 진행되는 예술공연마다 평양시민들은 대거 동원되기 마련이고, 의무적으로 방청석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 북한이 올해 ‘김일성 생일’을 맡아 베푸는 봄 친선예술축전에 30여개국의 외국인 공연단을 초청하는 등 성대한 축전을 벌인 것으로 20일 전해졌다./사진=미디어펜

예술공연은 평양시 대표 극장인 인민문화궁전을 위시해 봉화예술극장, 평양대극장, 동평양예술대극장, 국립연극극장 등 평양 곳곳에 위치한 극장에서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된다. 방청석에는 각 기관별로 초대장을 받은 평양시민들이 앉게 되는데, 초청장에 일일이 좌석표가 지정돼 있어 절대 빠질 수 없는 의무 사항이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아버지 시절에도 열지 못했던 7차 당대회를 36년만에 열기로 한 올해 4월15일 김일성 생일과 4월25일 인민군 창건기념일을 맞아 외국인 공연단을 초청한 것은 '김일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과 동시에 대북제재 국면에서도 끄떡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으로 분석된다. 

북한으로 초청되는 외국 공연단은 국제·국내 콩쿠르 수상자들과 관록 있는 명배우들로 구성된 예술단과 무용단, 교예단 등이라고 한다. 또 여기에 해외동포예술단이 초청되고, 북한 내 예술단과 합쳐져 대회 형식으로 공연을 펼친다. 

북한 당국은 이를 위해 어김없이 주민들의 고혈을 짜내기 마련이다. 한달 이전부터 주민들을 대거 동원해 환경미화작업 등 강제노동을 시키는 것은 물론 이 기간에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단속을 강화해 벌금을 거둬들이는 식으로 경제적인 부담도 씌운다.

이렇게 주민들의 고혈을 짜내서 준비한 봄 축전에서 외국인 공연단에게 흥청망청 경비가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소식통은 “올해 공연대회에서 우승한 예술단체와 개인에게 우승컵과 상장, 상금이 수여됐다”며 “이들에 대한 항공료와 숙식비를 북한 당국이 부담하는 것은 물론 공연비도 지급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심지어 이번에 외국인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북한노래를 부르는 경연을 벌여 우승한 사람에게 상금을 주는가 하면, 무대에서 ‘김정일 만세’ 등 구호를 외치게 해서 3000달러에 달하는 포상금도 지급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매년 열리는 봄 친선예술축전은 주민들이 즐기는 축전이 아니었다. 소위 북한의 우방국들에게 체제를 선전하고 대내외적으로 김씨 일가의 우상화 작업에 지나지 않는다. 올해에는 모처럼 외국인 예술단까지 실제로 초대했다고 하니 경제제재를 받는 국면에서도 김정은은 여유만만하게 한껏 기분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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