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4법 '패키지 처리', 서비스발전법 보건의료 '제외 불가' 고수
각 부처에 "입법과제 성심껏 설명해 정치쟁점화 되지 않게 노력" 당부
[미디어펜=문상진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야당이 기업구조조정을 이슈화하며 보완책 마련을 촉구하자, 정부가 추진해 온 노동개혁과 신산업 육성 등이 근본적인 보완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파견법을 비롯한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핵심 입법 과제와 규제개혁 등이 야당의 구조조정 및 실업대책 보완 이슈화 이전에 이미 마련된 대비책이라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결국 국회가 조속히 관련 입법을 처리해 민생과 관련된 국정운영에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구조조정에 따라 발생하는 실업자에 대해선 실업급여, 재취업 훈련 등 복지대책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전직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신산업 육성과 규제완화, 노동개혁 등을 같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파견법으로 장년층에게 일자리 기회를 넓히고 고용보험법으로 실업급여를 확대하는 등 노동개혁 4법이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꺼번에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견법을 뺀 노동 3법만을 처리하자는 국민의당 등 야권의 요구를 반박한 셈이다.

박 대통령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서도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보건의료 분야 등이 신산업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길을 터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서비스법에서 보건의료를 제외하자는 야권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2016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박 대통령은 사회안전망 대책과 관련, 재정·복지·성장이 선순환되는 스웨덴식 모델을 강조하면서 "복지 포퓰리즘이 아닌 직업훈련, 구직지원 등 복지제도를 통해 구조조정을 지원한 좋은 선례"라고 말했다.

앞서 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복지 포퓰리즘이 확산될 경우 순식간에 (재정이) 악화될 수가 있다"며 "포퓰리즘적 내용을 담은 법안이나 사업은 현재와 미래세대 모두에게 부담을 지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국회 주도권을 잡은 야당이 포퓰리즘식 사회안전망 대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은 "주택연금, 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예와 같이 경제정책은 복지정책과 같고, 효율적·생산적·미래지향적 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해 현재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제대로 된' 구조조정 청사진 제시를 주문하면서 실업급여 지급 금액·기간 확대와 전업(轉業) 교육 등 안전망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당도 실업 대책 등이 전제된 구조조정을 요구하면서 부실기업 경영자에 대한 책임과 미래 먹거리를 위한 거시적인 산업 구조개혁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여당의 총선참패 이후 처음으로 박 대통령이 국무위원 전체를 대면하는 자리였다.

박 대통령은 이를 감안한 듯 내각에 국정과제의 지속 추진과 함께 여소여대 국회에서 노동 4법 등 법안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11분30초 정도의 모두발언에서 4대 구조개혁과 관련한 핵심 과제를 일일이 열거하면서 "차질없이 추진해 일자리라는 구체적 성과를 국민께 돌려드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 "개혁하지 않으면 2016년부터 매년 100억원이 나간다고 설명드리니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홍보를 통한 '공감대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취지와 내용을 성심성의껏 설명해 국회에서 (법안이) 원만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면서 "국회와 국민에게 잘 알려 정책 이슈가 정치쟁점화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 부처 장관에게 "부처보다는 국민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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