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볼리 라인 24시간 풀가동, 조업률 60%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지난 20일 오전 쌍용차 평택공장 내부 조립1라인 불꽃이 튀는 공장라인에서 생기가 돈다. 공장에 빽빽이 들어선 로봇 157대가 연신 '파팍'  불꽃을 튀기며 부지런히 철판을 용접하고 있다.

이곳에서 로봇이 끊임없이 티볼리와 티볼리에어 코란도 C의 차체가 조립되어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이동한다. 여기서 완성된 차체는 인근의 도장 공장을 거처 세부조립을 하는 공정라인으로 이동한다.

   
▲ 조립 1라인의 샤시조립 공정/쌍용자동차

후반 작업 구간라인에서 차대에 다양한 부품을 조립하고 있는 작업복을 갖춰입은 근로자들 표정에서도 활기가 느껴진다. 작업자들이 차체에 붙어있는 사양을 알려주는 종이에 맞춰 해당차량에 붙어 서서 각종 부품을 장착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원래 티볼리와 코란도C를 혼류생산하던 이 차체라인은 티볼리에어 생산까지 맡게 되면서 수요일을 제외하고 주·야간 2교대에 잔업, 휴일 특근까지 시행돼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손이 모자랄 판이다.

시간당 생산량은 19대로 3분에 한대 꼴로 티볼리와 티볼리에어, 코란도C 차량이 생산되는 셈이다.

송영승 조립1팀 팀장은 "하루에 총 367대가 생산되는데 최근에는 티볼리에어가 더 잘 팔리면서 생산물량의 50%는 티볼리에어, 30%는 티볼리가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립1라인은 밀려드는 티볼리 주문 물량 때문에 4·13 총선일에도 특근을 했고 5월5일 어린이날에도 특근이 이뤄질 예정이다. 

조립 경력 15년의 김성진(41) 기술주임은 "티볼리가 잘 나가니 바쁘고 정신없지만 회사가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만큼 요즘은 몸은 힘들어도 직원들 분위기가 좋다"며 "입사 초기인 15년 전 렉스턴이 나왔을 때 바빴던 이후로 이렇게 바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월급으로 3000만원 중후반을 받을 때도 있었는데 티볼리 생산 이후로는 잔업, 특근을 풀로 해서 연봉도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20000만원이나 늘었다"며 "몸은 좀 힘들지만 즐겁다"며 웃었다.

이러진 조립 2라인. 작업복을 갖춰입은 근로자 150여명이 티볼리 등 자동차 차체에 붙어서서 각종 부품을 장착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원래 조립2라인은 체어맨W, 코란도 투리스모 2개 차종만 생산했지만 티볼리가 불티나게 팔리자 물량을 대기 위해 지난 1월부터 티볼리 병행 생산을 시작했다. 티볼리는 조립 2라인의 추가 투입으로 연간 6000대가 더 생산되고 있다.

윤상수 조립2팀 팀장은 "티볼리 생산 이전에는 하루 8시간 정상근무만 했는데 이제는 잔업(3시간)·특근(토요근무)을 풀로 한다"며 "하루에 티볼리 33대를 포함해 총 73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둘러본 공장에는 곳곳에 '고객 감동 실현으로 명차 신화 창조', '위기닥친 우리회사 우리만이 할 수 있다'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었다. '티볼리 성공을 위한 우리의 결의' 게시판에는 직원들의 서명과 다짐을 적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쌍용차에 활기를 되찾아준 티볼리 브랜드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티볼리는 쌍용차의 지난해 내수 판매를 전년 대비 44.4% 증가시킬 정도로 회사 경영 정상화의 명실상부한 일등공신이다. 지난해 총 6만3000여대가 판매되면서 쌍용차 단일 차종 사상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출시된 후속작 티볼리에어도 한달만에 누적 계약대수 5100대를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조립 1라인 티볼리 에어 조립공정/쌍용자동차

티볼리 인기에 힘입어 쌍용차는 작년 4분기에 8분기만의 영업이익 흑자를 실현했다.

송승기 생산본부장(상무)은 "2014년과 비교해서 지난해와 올해 크게 달라진 점은 직원들이 밝아졌고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것"이라며 "티볼리가 B세그먼트 마켓 리더가 되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티볼리 대박 덕분에 평택공장에서는 올초 따뜻한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12명의 해고자가 복직하고 해고자 자녀 16명이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것. 이들은 현재 조립라인, 물류라인 등에 배치돼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쌍용차가 완전한 정상화를 이루기까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티볼리 메인 생산을 맡고 있는 조립 1라인(가동률 83%)을 제외한 2개 라인은 생산 물량 부족으로 주간조(1교대) 근무를 하고 있어 전체 공장 조업률은 60%에 불과하다. 티볼리의 인기에도 지난해 가동률 58%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3개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25만800대이지만 현재는 14만5천여대를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쌍용차는 티볼리 이후 매년 1개 이상의 신차를 출시해 향후 3~4년 안에 공장 조업률을 10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17년 상반기에 렉스턴W 후속 모델, 2018년 코란도 스포츠 후속모델이 각각 출시된다. 

내수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는 것과 대조적으로 수출이 부진한 문제도 있다.

루블화 폭락으로 러시아 수출이 아예 제로가 됐고, 중국은 높은 관세로 다른 회사와의 가격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쌍용차는 중국 업체와의 합작을 통한 현지 생산을 추진 중이다. 

송승기 본부장은 "전 직원의 노력으로 쌍용차의 경영정상화가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고, 지난해 출시된 티볼리가 쌍용차에 작지만 강한 희망의 불씨가 돼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갖게 했다"며 "올해 연간 목표 16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해 흑자 전환의 결실을 맺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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