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규제기관 강력 반대 입장 밝혀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가운데 해외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25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4위 통신사업자인 스리(Three)는 2위 사업자인 오투(O2)를 103억 파운드(약 16조8000억원)에 인수합병할 계획이다.

   
▲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가운데 해외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국은 통신사업자 4곳이 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스리의 오투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1위 사업자인 브리티시텔레콤(BT)을 능가하는 최대 사업자가 탄생하게 된다.

인수합병의 인가 권한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갖고 있다. EC는 통상 기업결합의 승인여부 신고를 받으면 25일간의 1차 예비 심사와 90일의 2차 정밀 심사 기간을 거친다.

스리와 오투의 인수합병건은 지난해 9월11일 신고 이후 기본적인 심사기간을 훌쩍 넘긴 상태다. EC가 고심을 거듭하는 이유는 영국 규제기관의 강력한 반대의견에 발목을 잡힌 것.
 
영국의 경쟁 규제기관인 경쟁시장청(CMA)은 스리와 오투의 인수합병 거부 의사를 지난 11일 EC에 밝혔다. 영국 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도 해당 합병 거부 의사를 지난 2월 EC에 공식 전달했다.

양측은 이동통신사업(MNO)의 수를 넷에서 셋으로 줄인다면 고객들의 서비스와 혜택이 줄어들 것이며 큰 폭의 합산 점유율로 요금인상까지 이어질 것이라 우려했다.

영국 규제기관이 모두 강하게 EC를 향해 반대 입장을 피력한 가운데 빠르면 다음 주 중으로 EC가 결단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합병 불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특히 스리가 추가적인 양보안 제시 없이 인수합병 무산에 대비해 EC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불허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스리는 앞으로 5년 동안 통신요금을 동결하고, 50억 파운드(약 8조2000억원)를 영국 내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과감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두 규제 당국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한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둘러싸고 공정위 심사가 장기화되면서 가부결정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기간은 최장 120일이다. SKT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기간은 25일 현재 147일을 맞고 있다.

영국의 오투 인수합병 사례가 장고에 돌입한 공정위의 결단에 영향을 미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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