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성공했지만 유동성 확보 실패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공동관리(자율협약) 신청서와 대주주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포기각서를 제출했다. 

일반적으로 자율협약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은 추후 발생할 분쟁을 막기 위해 경영권 포기 각서를 함께 제출받는다.

25일 한진해운은 이날 오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내용을 검토해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진해운은 이날 런던 사옥의 매각 등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함께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해운은 이달 중 영국 현지의 부동산 투자회사에 런던 사옥을 666억9000만원에 처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1988년 국내 '1호 선사'로 1940년대 설립된 대한상선(대한선주)을 합병해 오늘날의 한진해운으로 재출범했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2014년 4월  "한진해운이 흑자가 될 때까지 무보수로 일하겠다"고 선언하며 직접 한진해운 회장에 취임했다. 조 회장은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에 대해 대한항공 등을 통해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했다.

해운업계가 장기 침체기에 들어가면서 한진해운은 2013년 이후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고자 1조7000억원 규모의 전용선 부문을 매각하고 4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는 등 자구 노력을 이어왔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영업이익 369억원을 달성하고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총 한진해운의 총 차입금은 5조6000억원이다.

한진그룹은 "해운업 환경의 급격한 악화로 한진해운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놓여 독자적 자구노력만으로는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자율협약을 신청하게 됐다"며 "채권단 지원을 토대로 한진해운 경영정상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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