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국내 증시 공매도 세력의 70~80%는 외국인으로 나타났다. 또 주가와 유동성이 높은 종목일수록 공매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시감위)는 2008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공매도 금지 기간을 제외한 1827거래일의 전체 상장종목별 공매도 행태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공매도는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매도해 시세차익을 얻는 것으로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된 우리 증시에서는 대주(개인)·대차(기관·외국인) 거래로 차입한 주식에 대해서만 차입공매도로 인정하고 있다.

시감위가 공매도 주체를 조사한 결과 외국인이 70∼80%를 차지했다. 기관투자자는 2012년 이후 20∼30%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외국인의 보유비중이 높은 종목일수록 공매도비율이 증가 하는 경향을 보였다.

공매도 비율은 지난 1월 14일 6.91%(역대 6위)를 기록해 작년 8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대차거래(기관투자자 등이 장기 보유 주식을 다른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거래) 잔고는 연초를 기점으로 증가해 지난 21일 사상 최대인 61조8000억원에 달했다.

분석 기간에 공매도가 하루라도 있었던 종목은 전체 2520개의 81.8%인 2061개였다. 공매도가 있었던 거래일은 전체(1827거래일)의 29.1%인 531거래일이었다.

종목별 일평균 공매도 금액은 1억3000만원이고, 1억원 미만 종목이 전체의 84.1%로 공매도가 일부 종목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평균 공매도 금액이 50억원 이상인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삼성물산, 현대차, 국민은행, 삼성SDS 등 7개(0.3%)였다.

일평균 공매도 비율을 보면 종목별 평균이 2.1%로, 5% 이하 종목이 전체의 95.5%에 달했다.

일평균 10% 이상인 종목은 전체의 0.3%에 그쳤다. 시감위는 공매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분석한 결과 주식의 가격 수준과 시가총액이 높을수록 공매도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동성이 높은 종목일수록 공매도 비율이 높았다. 또 당일 시가가 전일 종가보다 하락하거나 당일 종가가 시가보다 하락하는 종목일 경우 공매도비율이 높아졌다. 공매도가 악재성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의미다.

엄세용 거래소 시장감시부장은 "당일 시가가 전일 종가보다 하락하거나 당일 종가가 시가보다 하락하는 종목일 경우 공매도 비율이 높아 공매도가 악재성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엄 부장은 "향후 법을 위반하거나 시장의 공정 거래 질서를 저해하는 공매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공매도의 역기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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