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스크 속 내실경영 및 신차 판매 호조세 전망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지만 현대차그룹이 그리고 있는 중장기적 전략에는 큰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영업이익이 5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미래 청사진에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손볼만큼 직격탄은 아니다. 더욱이 앞으로 2~4분기동안 다양한 신형 볼륨모델들이 대기하고 있어 섣불리 낙담하기엔 이르다.

   
▲ 27일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미디어펜


28일 전날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 약세, 공장가동률 하락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줄어든 1조3424억원으로 5년여 만에 최저치였다.

올해 1분기 매출은 22조3506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7681억원이었다.

올 1분기 국내 판매는 신차 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3.7% 증가한 16만577대였다. 

하지만 해외 판매는 저유가에 따른 신흥국 및 중동시장 경기 침체로 전년 동기보다 7.9% 줄어든 94만6800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국내외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118만2834대)보다 6.4% 줄어든 110만7377대에 그쳤다.

이처럼 판매 감소에도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EQ900 호조 및 SUV 판매 증가, 금융 부문 매출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6.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익은 15.5% 급감했고 당기순익도 10.8%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대비 1.6%포인트 하락한 6.0%로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전 분기를 통틀어 최저였다.

현대차가 역대 1분기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음에도 수익성이 둔화한 것은 신흥국 경제 상황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신흥국 및 중동시장 부진에 따른 공장가동률 하락, 신흥국 통화 약세 등으로 매출원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7% 포인트 높아진 81%를 기록했다.

슈퍼볼 광고, 신차 출시 등에 따른 마케팅 관련 비용과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따른 경상연구비 증가로 영업부문 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2조8969억원이 들어갔다.

반면 기아차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레저용 차량(RV) 판매 호조와 환율 상승 덕분에 급증했다.

올해 1분기 매출 12조6494억원, 영업이익 6336억원, 당기순이익 9446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영업이익은 23.8% 늘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0%로 2개 분기 만에 5%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 증가율 23.8%는 2013년 4분기의 60.9% 이후 2년여 만에 최대다.

이는 RV를 비롯한 고수익 차종의 판매 확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카니발·쏘렌토에 핵심 볼륨 차종인 스포티지가 가세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RV 판매 비중이 늘고 있으며 최근 출시한 신형 K7과 모하비의 신차 효과에 원화 약세 효과 등 우호적인 환경이 손익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2분기가 관건이다. 신흥국 경기 부진 심화, 주요 선진국의 경기회복 둔화 조짐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고 SUV 공급을 확대해 올해 1분기 부진을 만회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분기부터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신형 아반떼 판매가 본격화되므로 향후 판매 확대, 공장가동률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올해 2분기에 내실경영과 더불어 신차로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는 더 SUV 스포티지가 2분기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데 이어 올 뉴 K7과 니로 등 신차들이 내수 판매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5월부터 가동되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북미와 중남미 시장의 판매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 올해 1분기에 신흥국 리스크로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보면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아차는 RV에 대한 전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좋은 실적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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