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도전' 4선 송영길 "김종인 비대위 민주적 정당성 없어…정상화해야"
'원대 도전' 3선 민병두 "경제 집중하는 모습 만든 뒤 전대 열어야"
내달 3일 당무위-당선자 연석회의 김종인 거취 분수령 될 듯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더불어민주당 중도성향 중진 8명 모임 '통합행동'의 송영길 당선자(인천 계양을·4선)와 민병두 의원(서울 동대문을·3선)이 각각 당 대표와 원내대표 출마에 도전장을 낸 가운데, 이들은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28일 공개적으로 이견을 드러냈다.

통합행동이 전날 가진 20대 총선 이후 첫 회동에서 송 당선자가 조기 전대 실시론을 주장했지만 연기가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당선자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전날 모임에 대해 "덕담도 하고 당내 현안 문제에 대한 고민도 나누는 시간이었다"며 "특히 총선 이후 이 과도체제를 어떻게 정상화시킬 것인가를 비롯한 여러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지금의 '김종인 비대위'를 겨냥, 과도체제라고 언급하면서 '정상화'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나아가 현 지도부에 '민주적 정당성'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당헌당규에 따르면 새 지도부 구성 시점은 총선 직후"라며 "이게 혁신안으로 통과됐고 상식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도 그랬고, 모두가 총선 후 새 지도부가 구성될 걸로 알았다"면서 "제 당 대표 출마도 총선 출마 선언 때 '저를 당선시켜주면 당 대표에 가겠다'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어쨌든 과도적인 비대위는 민주적 정당성이 취약하다. 비상체제가 2개월, 3개월을 넘어간 적이 별로 없지만 김종인 체제는 벌써 4개월이 지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가장 계파 분란도 없을 때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아닌가"라며 "대선이 가까워오면 더욱더 대선주자간 분란의 소지가 많기에 조기에 전대를 당헌당규에 따라 하는 것이 분란을 막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선 직후 당권경쟁이 계파갈등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엔 "대의원, 당원, 일반국민, 여론조사까지 포함된 당 대표 경선을 분란이라고 하면 민주주의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전대를 두려워하는 건 기득권자의 모습이고 비민주적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통합행동 간사를 맡고 있는 민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지금 경제문제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모습을 만들어놓고 그 다음 전대로 단계적으로 가는 것이 맞다"며 전대 연기론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전날 회동에서 20대 국회 정기국회 초반(9월 이전) 또는 종료 시점(12월말~1월초)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안, 예정된 6월 전대를 개최하는 두 가지 안이 논의됐다고 소개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는 경제전문가 이미지로 각인된 김 대표가 당을 좀 더 이끌어야 한다는 뜻으로, 그는 "우리 당이 경제를 선점하고 내년 대선까지 쭉 경제를 리드하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 경제전문가를 더 충원하고, 우리 의원들도 경제문제에 대해 몇 가지 주제를 붙잡고 매달리는 모습을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당권을 놓을 경우 어떤 역할을 해야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어떻게 특정 역할을 할 지에 대해선 아직 생각을 못했다"고 답했다. 일단 김 대표 체제 유지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민 의원은 내달 4일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 "많은 국민들을 접하면서 경제가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이 문제에 어떤 해답을 갖고 있는가를 들어보면서 찍겠다는 의원들이 많다"며 경제문제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한편 더민주는 내달 3일 당무위원회-당선자 연석회의를 갖고 전대 연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동안 경선 출마를 거부해 온 김 대표 거취를 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며, 이때까지 8명 중 7명이 총선에서 당선돼 중진 반열에 오르는 등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한 통합행동 내 의견통합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