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핵실험과 광명성 4호 발사 후 '김정은 치적'으로 집중 부각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에서 7차 당대회 개최를 앞두고 김정은을 김일성·김정일 수준까지 격상시켜 우상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3년 말부터 김일성·김정일을 수식하는 ‘위대한...’ 호칭을 김정은에게 사용하기 시작한 데 이어 김일성에게 국한했던 ‘수령’ 표현을 김정은에게도 간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노동신문에서 김정은을 찬양하고 우상화하는 노래와 절대충성 등을 강조하는 창작시를 연재하고, 김정은을 직접 찬양하는 신곡을 발표, 모란봉악단 등 각종 예술선전대 공연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4차 핵실험과 광명성 4호 발사 이후 북한 매체는 축하시를 연재하면서 핵·미사일 보유를 김정은의 통치 업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광명성 3호 발사 때 ‘장군님의 유훈을 관철하였다’며 김정일의 유훈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김정은의 치적으로 집중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6일 4차 핵실험 이후 김정은의 친필 결재문건을 대외에 처음 공개했고, 2월7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다음날 노동신문 1~3면을 할애해 ‘광명성 4호는 김정은의 위성’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북한이 오는 5월6일 36년만에 개최하는 제7차 당대회도 ‘김정은 시대’의 본격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11일 공개된 조선기록영화 ‘광명성 4호 성과적 발사’ 마지막 영상에는 김일성·김정일의 태양상과 유사한 김정은 태양상이 최초 등장했다. 이 조선기록영화는 조선중앙TV에서도 16회 가량 방영됐으며, 모란봉악단의 공연 배경 스크린으로도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북한은 이전에 대내적으로 언급하던 것을 대외적으로 천명하는 각종 성명·담화 등을 통해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용어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당대회 이후에는 보다 제대로 된 김정은 태양상이 등장할 수도 있어보인다.

이런 김정은 우상화 강화는 ‘인민 중시’ 정책의 허구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김정은은 당 창건 70주년 행사 및 올해 신년사 등에서 ‘인민 중시’를 강조하면서 애민지도자로서의 행보를 연출한 바 있다. 

하지만 당대회를 기해 우상화작업에 치중하면서 부족한 재원을 인민생활 개선에 쓰지 않고 비생산적인 사업에 소모하고 있는 것에 당위성을 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평양시에서도 전기 부족으로 엘리베이터가 가동하지 않아 주민들이 계단을 걸어서 오르내리는데 김일성·김정일화 온실이나 김일성·김정일 동상 등 김정은 일가 우상화 시설 조명에 전력을 낭비하는 것을 보는 주민들 사이에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정부 당국자는 “핵·미사일을 보유한 강성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면서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핵·미사일 개발을 위해 재원을 쏟아붓는 한 주민생활을 개선시키는 경제개발을 추구할 수 없고, 주민과 청년층의 불만을 증촉시켜 사상이완 및 체제불안의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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