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 하락·금융시장 불안정성 야기 우려 시각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인터넷전문은행이 벤처기업과 창업기업을 위한 신용대출과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인터넷전문은행 그 성공 가능성은?'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미디어펜 크리에이티브포럼에서 윤석헌 전 숭실대학교 금융학부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 성공을 위한 대응과제'라는 주제로 진행된 기조발제를 통해 "벤처기업과 창업기업을 위한 소액 신용대출과 투자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발언했다.

작년 11월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예비인가를 받은 이후 '올해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윤석헌 교수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견해를 이어받으면서도 다소 색다른 시각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 윤석헌 전 숭실대학교 금융학부 교수는 29일 미디어펜 크리에이티브포럼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은행권의 경쟁 심화로 이어져 수익성 하락과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사진=미디어펜

인터넷전문은행이 무점포‧비대면‧혁신적 금융서비스 제공에 따른 소비자 편의를 제고하고, 점포와 인력 감축에 따른 금융의 효율성을 제고하며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급부로 기존 금융권에 대한 충격효과가 생길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윤 교수는 발표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10%대의 중금리 대출 활성화 문제에 대해서도 윤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금융권의 이자 마진을 보면 세계적인 기준에서도 제일 낮은 수준"이라면서 "이는 은행권이 여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은행권의 경쟁 심화로 이어져 수익성 하락과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은행권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살피고,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의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특별히 윤석헌 교수는 "기업금융 부문이 더욱 커져야 하는 현재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소기업 대상의 관계형금융에는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관계형금융이란 기업대출을 담당하는 은행 측 담당자가 중소기업을 직접 탐방하고 접촉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현장정보'를 중심으로 금융을 진행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최근 금융당국도 신용보증제도의 관계형금융 활성화를 지원하는 등 기업대출에서의 관계형금융을 강조하고 있지만 윤 교수는 "무점포를 기본으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할수록 관계형금융은 오히려 축소될 수도 있다"며 우려하는 시선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윤 교수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은행법 개정(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실물 소기업이 대형은행을 소유하면 은행 도산 시 힘의 원천이 되기 어렵고, 오히려 은행 재원이 실물기업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현재로서는 득보다 실이 크며, 향후 금산복합그룹 규제 틀 안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윤 교수는 "은산 간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면서 "자본 측과 무관한 자산 측 업무 협력체계 모색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발제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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