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의 의장 선임 협조 러브콜에 박 대표 "노무현계 안돼" 딱지
[미디어펜=이서영 기자]박지원 국민의 당 원내대표와 문희상 더민주의원.

둘다 김대중 전대통령을 모셨던 동교동계 가신들이다. 박지원 대표는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렸다. DJ를 지근거리에서 가장 오랫동안 보필했다. 충직한 참모였다. 요즘엔 영원한 원내대표로 불린다. 새민련 등 야당에서 원내대표만 3번째이기 때문이다. 그가 가장 그리워하는 전성기는 김무성 전 대표와 여야 원내대표를 지내던 시절이다. 둘 사이엔 애증이 정책과 당론을 둘러싸고 갈등을 보이기도 했다. 인간적으론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최근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나 자신감을 갖고 대권에 도전하라고 격려했다.

문희상 의원. 6선의 문 의원은 용모는 장비처럼 우락부락하지만, 지모는 제갈량을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의원은 동교동 가신을 거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시절에 중책을 맡았다. 친노로 분류된다.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냈다. 참여정부 비서실장으로 노 전 대통령을 섬겼다.

   
▲ 박지원과 문희상이 최근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동교동 가신간에 20대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과 문희상이 최근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동교동 가신간에 20대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소식통에 따르면 문의원이 박지원 대표에게 자신이 의장에 선임되는 데 도움을 청했다고 한다. 문으로선 의장자리를 차지하기위해선 제3당인 국민의 당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문 의원의 러브콜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절 사유는 그가 친노라는 것. 친노는 그동안 노무현 시절 민주당에서 탈당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후 동교동 가신그룹들을 내쳤다. 권력과 온갖 자리에서 동교동계는 소외됐다. 친노는 호남을 이용만 하고, 정작 모든 단물과 과실을 다 빨아먹는다는 게 동교동계의 중론이다.

4.13 총선에서 더민주가 호남에서 거의 전멸한 것은 친노들의 이율배반적 행태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호남이 더 이상 친노들의 들러리로 서지 않겠다는 홀로서기를 했다는 분석이다. 노회한 박지원 대표는 호남의 정서를 의식해 한때 동교동 가신그룹이었던 문희상 의원에게 노골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했다는 것이다.

박 대표와 문 의원간의 썰렁한 관계는 향후 더민주와 국민의 당간에 치열한 신경전과 주도권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과 안철수간의 차기 대선 싸움과도 연관돼 있다. 문재인은 호남에서 사실상 버림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수도권만이 최대의 표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는 호남을 텃밭으로 삼아 수도권까지 공략해서 문재인을 넘어선다는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야권 패권경쟁과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적절히 이이제이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적의 적은 우군이라는 입장에서 둘 사이를 적절하게 이간질시켜야 한다. 개혁정책과 입법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두 야당 중 하나를 파트너로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국민의당 원내대표로 내정된 박지원 의원이 20대 국회 국회의장직에 도전하는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도움 요청을 뭉개버린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친노(親盧)라서 안된다는 이유였다.

박 의원은 지난 26일 경기도 양평의 한 콘도에서 열린 국민의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취재진을 만나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가 자기 좀 도와달라고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내가 당신은 안돼. 당신은 친노 아니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박 의원은 통화 상대를 묻는 기자들의 말에 즉답을 피하면서 오늘 저녁 그 사람 잠을 못 잘 거다라고 말했다. “(국회의장) 꿈을 깨버려야지라는 말도 했다.

박 의원이 통화한 상대는 우여곡절 끝에 4·13 총선에 당선된 6선의 문희상 의원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의원과 문희상 의원은 모두 동교동계 출신으로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家臣) 그룹으로 통했다.

현재 더민주에서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문희상 의원을 비롯해 정세균(6), 원혜영(5) 의원과 복당을 신청한 무소속 이해찬(7) 등이 거론되고 있다. 더민주는 여소야대국면에서 원내 1당에서 국회의장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제3당으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20대 국회의장에 친노는 안 된다는 입장이 강하다. 박 의원은 대통령이 실정(失政)을 인정하면 새누리당 국회의장도 협력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도움 요청을 거부당한 문희상 의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박 의원이 나에게 한()이 있는 것 같다. (박 의원이)친노를 이번에 싹 죽여야 한다는 생각에만 잠겨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