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한미약품의 주가가 기관의 매도공세에 연일 하락세를 펼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10일 장중 87만700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작성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올해 들어서도 4월 5일까지 70만원선을 웃도는 등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꼬꾸라지기 시작하면서 현재 50만선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1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2일 장에서 11시40분 현재 6.37% 급락하고 있다.

이처럼 한미약품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기관의 매도세 때문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관은 무려 1814억원 규모를 팔아치웠다. 개인이 1683억원, 외국인 117억원씩 순매수한 것과는 대조된다.

문제는 기관이 한미약품에 대한 양호한 전망을 내놓으면서 뒤로는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미약품에 대해 목표주가 85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하고 있는 신한금융투자 계좌를 통해 지난달 132억원의 매도물량이 나왔다. 평균 매도단가는 65만8273원. 평균 매수단가는 65만5521원으로 주당 2752원가량 이익을 봤다.

이는 골드만삭스(200억원 순매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도 물량이다.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90만원으로 잡고 있는 하나금융투자 창구에서도 지난달 63억원어치의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물론 증권사 창구에서 매도 물량이 나왔다고 해서 해당 증권사 보유 주식의 매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심증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는 자신의 보유 주식에 대한 포지션 노출을 꺼리기 때문에 다른 증권사 계좌를 통해 매물을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통상 자신의 계좌를 통해 매물을 쏟아놓는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증권사 매물이 고객 계좌에서 나왔는지 증권사 자체 보유 물량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셀트리온 역시 기관의 매도세로 한미약품과 마찬가지로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일 장에서는 장중 10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4월 한달 동안 기관은 1258억원 규모의 셀트리온 주식을 내다팔았다. 외국인도 241억원을 순매도 했다. 반면 개인은 1542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사실상 이들의 매물을 떠안은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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