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자본금 300억원에 불과한 삼성벤처투자가 삼성전자의 미래 사업 전략을 결정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벤처투자는 신기술 사업자에 대한 투자 및 기술지도, 투자조합의 설립과 자금운용 관리를 목적으로 1999년 설립됐다. 삼성전자가 지분 16.3%를 보유 중인 것을 비롯해 삼성그룹 IT 계열사가 지분 66.3%를 확보하고 있다.

IT계열사 외에도 삼성중공업, 삼성증권, 삼성물산이 삼성벤처투자의 지분 17%를 보유 중이다. 하지만 삼성벤처투자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결성한 총 20개의 투자조합 중 삼성전자를 포함한 IT 계열사(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가 투자조합에 출자한 금액은 1조 980억원으로 조성금액 1조6150억원 내 74.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일 박기범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벤처투자는 삼성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옵저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삼성벤처투자가 지난해부터 지분투자를 결정한 기업의 주요 사업 분야를 보면 삼성전자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1월부터 삼성벤처투자는 총 27개의 기업에 투자했다”며 “VR 관련 기업은 총 6개로 단일 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기업이 삼성벤처투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VR 부문에선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삼성전자 단말기와 시너지 전략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또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범용성에 초점을 맞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세계가전박람회(IFA)에서 공개한 슬립센스(SLEEPsense)는 전 세계 불면증 환자 15억명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뇨병은 글로벌 환자가 4억2000만명에 육박하며 많은 환자들이 진료비용과 시간에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WellDoc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서비스 BlueStar를 통해 당뇨병 환자들은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그룹 사 내 바이오 기업이 특화된 제품에 치중하는 반면,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전략은 기존 모바일 사용자들의 효용증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 계열사와는 독자적 노선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삼성벤처투자의 투자 흐름을 봤을 때 삼성전자는 매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새로운 카드에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플랫폼, VR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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