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후폭풍 맞은 조선업계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현대중공업이 주채권은행으로부터 강도 높은 자구안을 요구받은 가운데 노동조합은 임단협 투쟁 출정식을 예고해 주목받고 있다.

   
▲ 현대중공업이 주채권은행으로부터 강도 높은 자구안을 요구받은 가운데 노동조합은 임단협 투쟁 출정식을 예고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2일 업계에 따르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과 지난 28일 계동 사옥에서 만나 자산매각과 인력감축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세워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주채권은행이 경영개선을 위한 최대한의 자체계획을 받고 계획 이행여부를 점검해나갈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현대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이 후속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그룹 조선관련 계열사 기존 임원의 약 25%를 감축하는 상반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창사 이래 최악의 일감 부족현상이 눈앞에 다가오는 상황에서 임원부터 대폭 감축해 회사 생존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사장단 급여 전액 등 모든 임원이 50%까지 급여를 반납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는 휴일 연장근로를 없앴다. 고정 연장근로도 폐지하기로 하는 등 전사적인 비용절감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252억원을 기록하며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기뻐하기 보다는 더 큰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오는 4일 임단협 투쟁 출정식을 시작으로 단체교섭의 투쟁동력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자 처벌도 요구할 방침이다.

노조는 “2016년 단체교섭을 앞둔 지금 회사는 ‘비상경영체제와 구조조정 계획설’로 현장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며 “노조는 본인 동의 없는 구조조정은 결사반대하며, 회사가 할 수 있는 자구노력을 우선 실시할 것을 재차 경영진에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장 내부에서 벌어지는 중대재해 책임자 처벌 요구는 붕괴된 안전시스템 대수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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