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값 40% 보조금, 줄면 판매 어려워져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놀라운 속도로 전기차의 보급확산에 나서고 있는 중국시장에 조만간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IT 기업들이 전기차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지만 보조금에 많이 의존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 전기차 분야의 선구주자 테슬라의 모델S/테슬라


3일 관련업계에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에서 자동차 신생기업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인터넷 기업이나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투자받아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제휴하면서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인재를 기용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6월 규정을 바꿔 자동차회사가 아니라도 전기차 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한 국유 자동차기업의 임원은 "자동차산업이 혁명적 변화를 맞고 있다"면서 "정부는 인터넷 기업들이 산업에 혁신을 불어넣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약 10개 정도의 자동차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중국의 거대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의 창업자를 포함한 인터넷 기업가들이 세운 넥스트EV도 그 가운데 하나다.

내년에 첫 전기차를 공개할 예정인 이 회사는 인터넷기업 텐센트(텅쉰)와 세쿼이아 캐피털, 힐하우스 캐피털에서 투자받았고 이미 목표로 삼은 10억 달러의 절반을 조달했으며 나머지는 올해 안에 투자받을 예정이다.

넥스트EV는 2014년 11월 설립 이후 세계에서 700명을 채용했다. 마세라티의 CEO 출신인 마틸 리치와 전 시스코시스템즈의 최고기술책임자 패드매서리 워리어 등도 포함됐다.

스마트폰과 비디오 스트리밍으로 더 잘 알려진 러에코(LeEco)는 최근 베이징모터쇼에서 자율주행 전기차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이 회사가 언제 차량을 출시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러에코는 미국 전기차업체 아티바, 패러데이퓨처와 연계가 있다. 또 국영 자동차 업체 베이징자동차(BAIC)와도 협력하고 있다.

이밖에 텐센트와 대만 폭스콘의 조인트벤처인 퓨처모빌리티는 BMW의 전기차 i 시리즈의 개발팀 출신 임원을 기용했다.

중국에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의 판매량은 2015년 33만1000대로 4배 증가했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1.3%이며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가 3대 1의 비율이다.

전기차 판매 대수가 증가한 주요인은 중국 정부의 후한 보조금이다.

해외 주요언론보도에 따르면 UBS의 허우얀쿤은 지난해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보조금과 충전소 설치에 900억 위안(약 103조원)을 썼다고 추산했다.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은 차량 가격의 40% 이상으로 10∼15%인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둔화와 지방정부 부채 악화를 고려하면 이런 막대한 보조금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 정부도 전기차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토모티브 포어사이트의 예일 장은 진정한 전기차 수요를 창출하지 못한 것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를 활성화한다는 정부의 꿈을 좌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조금이 없어지면 전기차를 팔기가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중국의 신에너지차, 즉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량은 정부 목표인 50만대에 한참 못 미쳤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 지급 정책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판매 목표를 달성하는 회사에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