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청부살인. 죽음을 의뢰하는 사람들과 사람의 목숨을 돈과 바꾼 이들은 누구일까? 청부살인은 대부분 점조직으로 이뤄져 죽음을 의뢰한 이들을 밝혀내기가 싶지 않다. 청부살인은 사회적 분노를 증폭시킨다. 있는 자와 없는 자, 빼앗으려는 자와 빼앗긴 자, 우발적인 아닌 계획적 범행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7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청부살해 의혹이 짙은 한 부동산업자 살인사건 내막을 파헤친다. 이날 방송되는 1030회에서는 ‘의리와 배신 사이-고기리 살인 사건의 진실’ 편이 방송된다.  4년 전 방송했던 '866회, 현상금 5억 - 죽음의 의뢰인은 누구인가'의 후속편격이다. 당시의 유력한 용의자가 다시 등장한다. 청부살인은 언제나 범행이 드러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청부살인은 누군간의 배신으로 모습을 드러내는가 하면, 또는 누군가의 의도적 기만으로 진실을 멀게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 청부살인 두 얼굴…'그것이 알고 싶다' 고기리·여대생사건 차이점은? 7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청부살해 의혹이 짙은 한 부동산업자 살인사건 내막을 파헤친다. 이날 방송되는 1030회에서는 ‘의리와 배신 사이-고기리 살인 사건의 진실’ 편이 방송된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쳐

지난 3일 경북 의성군 한 마을진입로에서 13년 전 발생한 청부 살인사건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보험금을 노리고 교통사고로 꾸며 남편을 청부 살해한 60대 여성이 13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은 살인 혐의로 박모(62·여)를 구속하고 박씨의 부탁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박씨의 여동생(52)과 최모(57)·이모(56)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남편의 살인을 청부한 박씨는 사고 후 보험사로부터 5억2000만 원을 받아 2억 원을 챙겼다. 트럭을 운전한 이씨에겐 4500만 원을 나머지는 여동생과 최 씨가 나눠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14년 전 경기도 하남에서 발생한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 2002년 명문대 법대생이던 하지혜 씨는 실종된 지 열흘 만인 3월 16일 하남시 검단산에서 공기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당시 영남제분 회장의 부인 윤 씨는 법조인 사위와 하 씨와의 불륜을 의심, 친조카를 시켜 하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중 유방암 등을 이유로 2007년 형집행이 정지된 후 2013년까지 민간병원 호화병실에서 생활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4년 10월 서울고법 항소심 재판부는 허위진단서를 발부해 윤 씨가 형 집행정지를 받도록 도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은 세브란스병원 주치의 박모(55) 교수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은 아직 대법원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7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용인 고기리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자. 2012년 8월말 경기도 용인시 수지 일대에 살인사건의 범인을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주는 사람에게 현상금 5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놀라운 금액이었다. 

유치장에서 배식구로 탈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탈주범 최갑복 현상금이 1000만 원,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 5000만 원. 17년간 90여 차례의 산불을 낸 일명 '봉대산 불다람쥐'에게 걸린 현상금이 3억 원이었다. 역대 최고 현상금이 걸린 이 사건은 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2012년 8월 21일 비 내리는 오후, 경기도 용인 한 전원주택에서 외출을 마치고 귀가하던 부동산업자 유씨 부부는 자신의 집 앞에서 비옷을 입은 두 명의 괴한에게 피습을 당했다. 부인은 가까스로 차로 피신해 현장을 벗어났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남편 유 씨는 폭행 끝에 뇌사 상태로 병원에 실려 갔고 사건 발생 13일 만인 9월2일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범인들이 귀가 시간을 알고 대기하고 있던 점, 범행이 비가 오는 날 이뤄진 점, 도난 물품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청부살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한 달이 넘도록 수사에 진전이 없자 유족들은 집을 포함해 전 재산을 현상금으로 내놓은 것이었다.

유족에 따르면 유씨는 전국 각지에서 땅과 건물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들과 크고 작은 분쟁들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사고가 있기 얼마 전부터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보이는 일들도 종종 일어났다고 한다. '이번 일이 안 되면 죽여버리겠다'거나 '나 혼자 죽진 않는다. 저승길에 동행하자'는 등 협박 전화가 걸려오는가 하면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귀가하는 유 씨의 차를 가로막고 위협을 가하는 일도 있었다. 

유씨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도 끔찍하게 죽은 채 발견됐다. 이 모든 것이 청부살인의 전조였던 것일까. 당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유족들의 증언과 유씨의 일기를 토대로 용의자를 3명으로 압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취재 도중 뜻밖의 전화가 걸려왔다.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다는 이 남자는 경찰에 정보를 제공했으니 현상금 5억 원을 현금으로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그리고 수사가 미궁에 빠진 지 3년이 흘렀다.  

2016년 3월, 수원의 한 구치소에서 발송된 편지 한통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을 흥분하게 했다. 편지의 발신인이 4년 전에 방영했던 '866회, 현상금 5억-죽음의 의뢰인은 누구인가'편에서 유력 용의자로 점쳐쳤던 역대 최고 5억 원 현상금의 주인공 조 씨였기 때문이다. 
 
그는 편지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무엇이 억울하다는 것일까? 그 실마리는 조 씨가 30년전 위장경관 강도단으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된 사건에서 보여준 행동이었다. 당시 검거 중 그는 같은 조직원이었던 김 씨의 도망갈 시간까지 벌어 주기 위해 인질극까지 벌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빗속의 용인 청부살인 사건의 마지막 용의선상에 나란히 올랐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조 씨의 편지증언에 따라 2012년 사건 발생 시점로 돌아간다. 그리고 제작진은 조 씨의 지인에게서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다. 2012년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 중에도, 수사 과정에도 없던 새로운 단서다. 결국 벌 앞에서 친구의 의리도 사치일까? 아니면 진정 죄의 뉘우침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이들 사이에 흐르는 이상기류로 사건의 진실을 위한 퍼즐 맞추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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