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헬스케어펀드의 최근 수익률이 제약주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는 셀트리온을 다수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한미약품의 편입 비중을 늘린 헬스케어펀드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내 주요 헬스케어펀드(상장지수펀드·ETF 포함) 5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4.12%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3.75%)은 물론 국내 주식형펀드(2.17%)와 국내 채권형펀드(0.54%)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펀드별로는 ETF인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6.1%로 5개 펀드 중 가장 나빴다. 이 펀드는 최근 3년간 수익률이 87.43%에 달했지만, 요즘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자 1(주식)종류C-P’ 역시 –15.22%의 낮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자 1(주식)종류F(–15.03%), 미래에셋TIGER200헬스케어ETF(-13.76%)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헬스케어펀드가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편입한 제약·의료용품 및 의료기기 관련 종목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약품이 높은 지붕을 차지했다.

‘마법의 성’을 부른 가수 The Classic(더 클래식) 출신 김광진 전 동부자산운용 투자전략본부 본부장이 설계한 것으로 유명세를 탄 ‘동부바이오헬스케어 1[주식]ClassA’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0.48%에 불과하지만 5개 펀드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현재 김 전 본부장은 퇴사하고 한용남 부장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 2월 1일 기준 종근당(6.69%), 디오(4.8%), 한미약품(4.49%), 에이치엘비(3.75%), 대웅제약(3.73%) 등을 편입하고 있다.

이들 종목의 주가 흐름은 좋지 않다. 종근당은 지난 1월 8일 장중 18만6000원을 기록하면서 52주 신고가를 찍었지만 현재 11만원선 아래서 움직이고 있다. 한미약품 역시 지난해 11월 10일 장중 87만700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57만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상황은 다른 펀드 역시 다르지 않다.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자 1(주식)종류C-P와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자 1(주식)종류F는 모두 한미약품을 각각 7.63%, 7.59%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6개월 수익률에서는 ETF인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10.88%)와 미래에셋TIGER200헬스케어(13.41%)의 수익률이 다른 세 펀드의 수익률을 압도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자 1(주식)종류C-P(-9.64%),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자 1(주식)종류F(-9.25%), 동부바이오헬스케어 1[주식]ClassA(1.58%) 등으로 ETF에 비해 확연하게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차이는 일반 헬스케어펀드가 통상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산출하는 의료지수를 벤치마크(BM)로 삼고 있는데 비해 미래에셋 ETF는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KRX Health Care지수를 추종하면서 생긴 것이다. 에프앤가이드 의료지수는 한미약품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해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가 추종하는 KRX Health Care지수는 9일 현재 셀트리온 편입비중이 25%로 가장 많다. 결국 한미약품이나 셀트리온 어느 곳의 비중을 늘렸는지에 따라 6개월 수익률이 바뀐 것이다. 지난해 11월 정점을 찍은 한미약품과는 달리 셀트리온은 올 2월 11일 12만9000원의 신고가를 경신했다. 즉 한미약품에 비해 몇 달 ‘전성기’가 늦게 온 효과가 펀드 수익률 차이로 나타난 것.

하지만 셀트리온마저 현재 주가가 10만원선을 밑돌면서 헬스케어펀드가 향후 수익률 반등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동부자산운용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주가 부침이 심하고 작년에 주가가 많이 올라서 헬스케어펀드 수익률이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고령화 심화로 펀드 수익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확신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수익률이 떨어진 지금이 헬스케어펀드에 투자하기 적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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