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투자해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대규모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21일 금융소비자원(금소원)에 따르면 동양사태 피해자 779명은 "사기 및 불완전 판매에 따른 피해액을 배상하라"며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 및 핵심 임직원, 계열사 등을 상대로 326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금소원 조남희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에서 소장을 제출한 뒤 "동양증권은 CP를 회수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경제에 어두운 서민들에게 판매하는 사기적 부정거래를 했다"며 "이같은 금융사기 행위로 인해 물질적·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은 동양그룹에 머물지 않았다. 사기성 CP와 회사채 발행과 불완전 판매를 알고도 눈감아준 금융당국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동양사태가 불완전판매 차원을 넘어 엄연한 사기행위가 있었는데도 불완전판매로만 피해를 한정해 '분쟁을 조정한다'면서 피해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금융당국 역시 동양사태의 책임을 지고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해 1차 소송을 우선 제기하고 향후에도 추가 소송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전 및 충남지역에 거주하는 피해자 100여명은 동양증권 등을 상대로 잇따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어 동양증권 사태와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과 핵심임원 3명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당하고 수사를 받고 있다.

동양그룹이 발행한 전체 계열사 CP·회사채 규모는 2조원 가량에 달하며 동양증권을 통해 판매한 채권을 매입한 개인투자자는 4만1,126명, 금액은 1조5,776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