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시장 빗장풀렸지만 넘어야 할 난관도 높아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계기로 국내 화장품 업계의 이란시장 진출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빗장 풀린 이란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규제완화에 적극 힘을 보태고 있지만, 넘어야 할 난관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계기로 국내 화장품 업계의 이란시장 진출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사진=청와대


12일 식품의약안전처와 화장품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이란 진출업체의 현장 실사와 수출서류 간소화가 추진된다.

그동안 이란에 화장품을 수출할 경우 이란 식약처로부터 화장품 시설에 대한 현장실사를 받아야 했다. 또한 한국 화장품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서류가 필요했다.

하지만, 한·이란 수출협약을 통해 식약처가 우수화장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제조소로 인정한 업체에 대해 올해 말부터 현장실사가 면제된다. 이와 함께 한국산 화장품도 미국이나 유럽 제품과 동등한 지위를 얻게 돼 이를 입증하는 서류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당국이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계기로 국내 화장품 분야의 이란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하면서 업계도 이란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동진출을 계속 검토해 왔다”며 “세부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란 시장이 열린 만큼 곧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5개국에 진출한 LG생활건강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란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1조1650억원으로 세계 7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여성 화장품 시장은 중동 여성 화장품 시장의 44%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국내 뷰티업계가 이란시장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경우 얻게 되는 매출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난관도 만만치 않다. 각국의 인증기관과 지역, 이슬람 종파별로도 인증기준과 조건이 달라 이를 모두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이란을 포함한 중동지역의 ‘이슬람 문화권’을 타깃으로 진출할 경우 식품과 마찬가지로 화장품 역시 할랄인증을 받아야 한다.

뷰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란을 포함한 중동지역의 이슬람 문화권을 타깃으로 진출 할 경우 할랄인증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랄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일반제품보다 엄격한 제조공정이 요구된다”며 “할랄 화장품은 일반 제품과 별도의 생산시설에서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초기 생산시설에 들어가는 비용과 인증을 받기 위한 시간 등을 감안한다면 만만치 않은 작업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도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트라의 한 관계자는 “이란에서 의외로 한국산 화장품의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며 “이란 시장 진출과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뷰티 박람회나 전시회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알릴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