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가계가 지갑을 닫고 있지만, 화장품업계는 불황을 모르고 있다.

   
▲ 송혜교·송중기 주연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 / 사진출처=KBS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화장품 소매판매액은 1조7303억1300만 원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2.9% 뛰었다.

3월 전체 소매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화장품의 성장세가 다른 상품군보다 두드러지는 셈이다.

특히 3월의 화장품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작년 4월(13.4%)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6∼8월 감소세를 보이던 화장품 소매판매액은 9월부터 '플러스'로 전환됐으나 작년 12월까지는 전년 동월 대비 3∼5%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1월 10.5% 늘면서 기지개를 켜다가 2월 4.9%로 증가세가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3월 들어 증가 폭이 다시 확대됐다.

통계청은 최근 화장품 소매판매액이 증가한 배경으로 송혜교·송중기 주연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 영향이 있다고 봤다.

2월 말부터 방영된 송혜교·송중기 주연의 '태양의 후예'가 3월부터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화장품 판매액이 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극 중 주인공인 송혜교가 사용한 국내 화장품이 중국에서 덩달아 인기몰이를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외국인 관광객은 112만 명으로 작년보다 약 17% 증가했는데,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29%나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송혜교·송중기 주연의 '태양의 후예' 등 드라마 영향으로 화장품 판매가 급증했다"며 "유커가 얼마나 소비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면세점에서의 화장품 소비가 늘어나는 등 유커의 화장품 소비가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태양의 후예 효과'는 해외 관광객 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 면세점, 아웃렛에서도 발휘된 것으로 분석된다.

소매업태별로 본 3월 소매판매액지수의 경우 면세점, 아웃렛 등이 포함된 기타 대형마트는 작년 3월보다 15.4% 뛰었다.

송혜교·송중기 주연의 '태양의 후예'와 같은 한류 콘텐츠가 소비재 수출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은 이전에도 제기된 바 있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송혜교·송중기 주연의 '태양의 후예'가 직접적인 드라마 수출과 드라마 관련 소비재 및 한류 관광 등 간접적인 수출을 포함해 1조 원이 넘는 경제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