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 투자하기 가장 힘든 시기다. 지수가 오르면 오르는 종목에 투자하면 되고 혹, 지수가 내려도 수익을 내는 방법은 있다. 문제는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멤도는 경우로 이때는 좀처럼 투자 방법을 찾기 쉽지 않다.

그러나 침체된 시장에서도 활기를 불어넣는 종목이 있다. 바로 테마주다. 코스피 지수가 1,950선에서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가장 '핫'한 종목을 꼽으라면 바로 백신·보안 테마주다.

◇ 박스권에 멤도는 지수...테마주만 급등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터넷 보안 전문업체 이니텍이 전날 상한가로 장을 마쳤고, 윈스테크넷도 3%대 강세를 보였다.

최근 금융권의 사상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안 관련주가 급등한 것이다.

카드 재발급 요청이 쇄도하면서 카드 제조업체 역시 수혜를 입었다.

신용카드 제조업체인 바이오스마트와 아이씨케이는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이날 오전 역시 상승세다.

백신 테마주도 인기다. 전북 고창·부안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의심 오리가 처음 발견되면서 백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소식이 알려진 지난 16일 이후 전날까지 대표적인 백신 테마주 파루는 사흘 연속 상한가로 직행했고 이날도 상한가에 근접하는 14%대 급등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제일바이오(51.58%), 이-글 벳(49.91%), 중앙백신(30.38%) 등도 일제히 급등했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형주의 어닝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중소형주로 이목이 쏠린 가운데 최근 일련의 사태로 중소형주 중에서도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AI 확산 가능성 낮아...보안 테마주 유망

일반적으로 테마주는 투기성 매매로 생각되지만 사실 따져보면 테마주 투자는 정상적인 투자 방법이다.

최근 카드사태와 같이 어떤 사회 현상이 발생해 관련 업종의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이들 테마주 매집은 근거 있는 투자라고 볼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기업 실적과 관계없이 뜬 소문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인데, 이는 '루머주'라고 보면 된다. 대선이 치뤄졌던 지난 2012년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정치 테마주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지금 시장에서 주목받는 AI 테마주와 보안 테마주는 어떨까. 보안의 경우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이후에도 사회적 관심이 계속돼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AI 발견으로 관심받는 백신 테마주의 경우 동남아시아 국가들과는 달리 우리나라 위생 상태가 좋아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현재 동양증권 연구원은 "카드 사태의 경우 경각심이나 인식제고 차원에서 보안강화가 필수적인 만큼 관련 테마주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반면 AI는 사스(SARS) 등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는 실적과 상관없이 급등했다가 거품이 빠지면 손절매가 어려워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 연구원은 "테마주를 통해 일정 부분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테마가 어느 순간 꺾인다"며 "특히 막차를 탄 경우에는 굉장한 손실을 볼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은 최대한 추격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