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000억원 투자, 병원환경 조성 결과 대공개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국내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발생한 지 1년. 삼성서울병원은 그동안 안전한 병원환경 조성을 위해 기울여온 노력을 전부 공개했다. 

앞서 지난해 9월 메르스 사태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삼성서울병원이 1000억원을 투자해 제2의 메르스 사태를 예방키로 결정했다. 당시 삼성서울병원은 5년간 410억 원의 메르스 백신 개발지원을 하는 등 1000억원을 투자해 환자의 안전과 진료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앞에 위치한 발열호흡기진료소./삼성서울병원


14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삼성서울병원이 감염병 예방 후속대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집단감염으로 가장 큰 질책을 받았던 응급실은 운영 방식부터 시설까지 모두 바뀌었다. 응급실을 찾는 모든 환자의 첫 관문으로 감염병 의심증상을 확인하는 ‘발열호흡기 진료소’가 설치됐다.

이곳에서는 보호장구를 갖춘 의료진이 24시간 대기, 감염병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응급실에 들어가기 전 진료소에 있는 11개의 음압격리실(성인 6개, 소아 5개)에서 진료를 보게 된다.

이는 감염 가능성을 사전에 걸러 일반환자들에게 감염병이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응급실 옆에는 3층 규모의 별도 건물을 세워 발열호흡기 진료소와 연계해 고위험 감염병 의심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음압격리병동도 마련했다.

음압격리병동에는 국가지정 격리병상 기준에 부합하는 공조시설과 전실이 갖춰진 음압격리병상이 본관 중환자실 내 2개와 더불어 8개가 새로 들어섰다.

전문적인 환자 진료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교육과 고위험 감염병 의심 환자 발생 시나리오에 따른 훈련을 받은 전담의료진이 구성됐다.

뿐만 아니라 필수지원인력인 환경미화원, 보안요원, 이송요원 등도 전담팀을 구성하고 사전에 철저한 교육을 받게 된다.

   
▲ 별도건물에 마련된 음압격리병동(사진 왼쪽). 병동출입은 엄격히 통제되며(가운데), 보건당국이 정한 기준에 따른 내부 설비를 갖췄다(오른쪽)./삼성서울병원


감염병 환자의 철저한 격리와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병동 내부를 청결구역과 오염구역으로 나눠 설계했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감염병 환자와 직원의 이동 동선이 분리되도록 출입문과 엘리베이터가 따로 설치됐다”며 “출입문은 한 번에 하나씩만 열리고 닫히는 자동 개폐방식으로 오염 확산을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병문안 문화 개선과 감염병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체계도 구축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체 병동에 지급된 RFID 카드로만 문이 열리도록 하는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했다.

환자나 보호자가 제약 없이 병동을 드나들어 발생하는 감염병 확산 위험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병동 면회시간은 오후 6시~8시까지 2시간 동안만 허용된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오전 10시~ 오후 12시까지 추가로 면회가 가능하도록 조정됐다.

이 밖에도 병원 내 감염병 상시 대응 체계인 ‘감염병대응센터’를 발족하고 감염관리실과 더불어 감염전문의 3명이 감염 예방 및 관리 업무를 전담토록 했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 ‘주간 감염병 최신정보’를 발행해 국내 유행 감염병 발생 동향 등의 정보를 병원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의료인과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후속대책은 환자안전을 지키기 위한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메르스 사태로 얻은 쓰라린 경험을 거울삼아 두 번 다시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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