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엽(왼쪽)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6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에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고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하면서 국내증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국민연금은 16일 2016년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향후 5년간 해외투자 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전략적 자산배분 계획을 마련해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2021년말까지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 중 지난해 24%였던 해외투자 비중을 35%이상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전체 자산비중의 32.3%를 차지하던 주식투자 비중은 45% 내외로 늘려 향후 5년간 5%의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설명이다.

이 중 지난해 말 현재 18.6% 비중을 차지했던 국내주식 비중은 2021년말 20%내외가 되는 반면, 같은 기간 13.7%에 불과했던 해외주식 비중은 25%로 대폭 확대된다. 이에 따라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국민연금이 빠지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연금과 보건복지부는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2021년말 16.5%~17.5%까지 낮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가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국내 주식 비중 목표를 20%내외로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비공개 자료라 정확한 2021년말 국민연금 국내주식 투자 비중 목표나 수치의 변경 여부를 알려주기는 어렵다. 20%내외도 정확한 것은 아니다”며 “증시 전문가들과 상의해서 국내주식 투자 비중을 변경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2011~2015년 최근 5년간(연말 기준) 국내 보유 주식 보유금액을 연평균 8조원가량씩 불리면서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해외자산을 늘리는 방향성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국민연금이 그간 국내증시의 시장안정자 역할을 했고 ‘최후 수요자’라는 기대감도 받았는데 국내증시 비중이 적극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이 아니어서 수급적으로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고 우려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세부적인 규모는 모르겠지만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 비중을 줄이면서 수급 측면에서 좋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 적립금이 앞으로 2000조원 이상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비중은 줄어도 국내주식 투자 비중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증시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적립금은 512조원이고, 국내 주식투자 규모는 94조9000억원이다. 국민연금의 추정에 따르면 국내주식 투자 금액은 내년 말 117조1000억원에서 2021년에는 적립금 924조원에 국내주식 투자 금액 185조원 규모로 늘어나게 돼 오히려 절대 금액은 더 커진다는 설명이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은 줄어도 절대 금액은 줄지 않기 때문에 증시에 크게 부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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