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소비자 불안 확산…베이킹소다·구연산 각광
[미디어펜=신진주 기자]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화학물질 생활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아무 제제 없이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처럼 위험할지 모른다는 불신이 퍼지면서 화학성분 생활용품으로 불똥이 튄 것이다.

   
▲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화학물질 생활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생활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미디어펜


16일 오후 기자가 찾은 서울의 A 대형마트 생활용품 코너, 먼저 행사 상품 진열대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수많은 사상자를 낸 '옥시' 제품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일반 진열대는 옥시 제품 진열 면적이 줄어들었다. 잘 보이지 않는 진열대 맨 하단 구석에 옥시싹싹 제품이 보관돼 있기도 했다. 

마트를 찾은 한 남성 소비자는 욕실 청소를 할때 필요한 락스세제 제품을 살펴봤다. 그가 카트에 실은 것은 LG생활건강의 홈스타 '락스와 세제를 한번에'였다. "옥시 제품 아니지?"라고 중얼거리며 제조사 확인을 한 번 더 했다. 

화학성분이 있는 생활용품에 대한 불안감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뭐 약간 불안하긴 한데, 물 때나 더러운 것을 확실히 청소하려면 이런 제품을 안 쓸 수 없지 않나?"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소비자는 "페브리즈, 선 스프레이, 땀 억제 스프레이, 모기 퇴치 스프레이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 중 스프레이 형태의 제품이 생각보다 많다"면서 "스프레이 형태의 제품을 뿌리면 '흡~' 하고 좀 들이마시게 되는데 이건 괜찮은건가? 의심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페브리즈 등을 자주 사용했는데 당분간 분사형 제품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몸에 뿌리는 모기·진드기 기피제를 판매하는 한 사원은 호흡기 위험 가능성을 묻는 고객을 가끔 만난다고 전했다.

그는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직접 알려주며 "팔, 다리 등 노출 부위에 분사할땐 괜찮은데 얼굴과 목에 바를 때는 직접 뿌리면 호흡기에 들어갈 위험이 있으므로 코를 기준으로 멀리서 손바닥에 적당량을 덜어 바르면 된다"고 시연했다. 

   
▲ 최근에 베이킹소다나 구연산 같은 천연제품을 세제나 탈취제 대용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마트 역시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을 잘 보이는 매대에 진열해 저렴하게 선보이고 있다. / 미디어펜


실제로 대형마트의 포백제, 탈취제, 발향제 등의 매출은 두자릿 수가 넘게 감소했다. 특히 스프레이 형태의 화학제품은 이 같은 흡입독성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불안감이 배가 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최근에 베이킹소다나 구연산 같은 천연제품을 세제나 탈취제 대용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마트 역시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을 잘 보이는 매대에 진열해 저렴하게 선보이고 있다. 

'자연에서 온 마법의 가루'인 베이킹소다는 주방부터 세탁까지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빨래할 때 베이킹소다 한 컵을 넣으면 옷을 더 환하게 해주고, 물 500mL에 베이킹소다 5g을 섞어 뿌리면 섬유탈취제 대용으로 쓸 수 있다. 또 화장실 청소 할 때도 락스 대신 베이킹소다를 뿌린 뒤에 그 위에 구연산을 희석한 물을 뿌려주면 묵은 때를 지울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인해 화학물질이 결코 우리 몸에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당분간 화학 생활용품을 기피하고, 천연제품 열풍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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