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씨의 '채식주의자'.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시인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한강(46)씨는 20대 실제로 채식주의자의 삶을 살았다. 그는 채식주의 삶의 경험을 일부 곁들어 씨줄 날줄로 인간의 본성과 폭력성을 날카롭게 들여다 본다. 그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울궈낸 소설 ‘채식주의자’가 17일(한국시간) 영국 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다.

채식주의자는 2007년 국내에서 간행된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등 세편을 엮은 연작소설집이다. 주인공 영혜가 인간의 폭력성을 상징하는 육식을 거부하고 극단적인 채식으로 죽음에 이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해 1월 데버러 스미스(28)의 번역으로 ‘더 베지터리언(The Vegetarian)’이란 영문 제목으로 출간됐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힐만큼 영미권에서는 영향력이 높다. 한강씨의 수상은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최초이자 최연소 수상자다. 변방에 맴돌던 한국문학의 한류 물꼬를 ‘한강’이 텄다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서울예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소설가 한강은 문학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유명한 한승원 소설가다. 오빠 한동림씨 역시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3남매 모두가 소설가다. 남편도 문학평론가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다. 광주에서 태어났으며 풍문여고와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이 당선되면서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2005년 이상문학상, 2010년 동리문학상,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받으며 일찌감치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한 씨는 멘부커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내게 소설 쓰기는 ‘인간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답을 찾아 가는 과정”이라며 “나의 질문을 공유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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