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주의 좌익과는 불가…자유민주주의·다원주의 인정때만 가능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가 함께 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反대한민국 세력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말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는 함께 갈 수 없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했고,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국가다. 더 이상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그럴싸한 말에 휘둘려선 안 된다는 취지에 자유경제원은 18일 리버티홀에서 ‘생각의 틀 깨기’ 6차 세미나를 열었다.

‘새는 좌우 날개로 날지만 한 방향으로 간다’ 세미나에서 패널로 나선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는 "우리나라의 좌익세력은 유감스럽게도 공존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자들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김일성 왕조에 충성하는 자들이며 통진당 비례대표 조작 등에서 보듯 민주주의 기본원리를 무시하는 자들"이라고 지적했다. 배 기자는 "RO사건에서 보듯 공공연히 내란을 획책했던 자들이거나 그들의 동조자이자 방조자들"이라고 밝혔다.

배 기자는 이어 "좌우의 날개로 날자는 말을 했던 자는 철지난 모택동주의자였다" "좌우의 날개로 날자고 주장하는 자들은 공산주의자들에게도 정치적 시민권을 주자는 소리를 돌려서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배 기자는 "전체주의 좌익과는 함께 날 수 없다"며 "좌우 양 날개로 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다원주의에 대한 인정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래 글은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문제는 전체주의 좌익이다

‘이념이 뭐가 중요하냐’, ‘이념의 시대는 갔다’,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통일’ 등 이념(理念)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이념’은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생각이나 견해’라고 되어 있다. 사람마다 ‘이상적으로 여겨지는 생각이나 견해’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다르게 생각하는 건 보장되어야 한다. 그걸 보장하는 게 다원주의(多元主義)다. 서로 다르게 생각할 권리(특히 정치적 생존방식)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조건 아래서라면, 서로 다른 생각 간에 공존도 가능하다. 여기서는 좌우의 날개로 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다.

예를 들어 독일연방공화국에서는 기독교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의 공존이 가능하다. 두 정당은  기업이나 사회복지, 환경문제 등에 대해서는 관점이 무척 다르다. 하지만 기본법(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든지 법치주의, 정치적 다원성의 인정, 사유재산권의 보장 등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합의가 되어 있다. 사회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세금을 좀더 많이 매긴다든지, 복지를 확충한다든지, 원전(原電)의 문을 닫는다든지 하는 변화는 있지만, 이러한 원칙 자체를 훼손하지는 않는다. 

영국에서 노동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해서 굴락(강제노동수용소)이 들어서는 것도 아니고, 보수당이 집권했다고 절멸캠프(나치 유대인학살수용소)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요즘 유럽에서 ‘극우세력’이 힘을 얻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의 국민전선, 오스트리아의 자유당 같은 부류들이다. 이들 정당 소속 정치인들 가운데 나치즘이나 파시즘에 대해 망언을 하는 자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들이 집권할 경우 이민정책, 난민정책이 경화(硬化)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그들도 결국은 민주주의 헌정질서에서 벗어날 수 없다. 권력을 잡아도 국민들의 투표에 의해 권력을 잡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 선거에서 패배하면 그들은 권력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좌우의 날개 모두, 혹은 한쪽이 상대와의 공존을 거부하는 경우이다. 특히 정치적 질서에 대한 견해가 서로 다를 경우, 좌우의 날개로 날기는 고사하고 비행, 이륙자체가 불가능하다. 아니 그 정치공동체는 해체의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역사적인 예를 몇 개 들어보자.

   
▲ 좌우의 날개로 날자고 주장하는 자들은, 공산주의자들,김일성주의자들에게도 정치적 시민권을 주자는 소리를 돌려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공산당을 할 자유를 허하라고 주장하는 것이다./자료사진=연합뉴스


중국은 1924~27년, 1936~1945년 두 차례에 걸쳐 국공합작(國共合作)을 했다. 손문 시절 제1차 국공합작 때에는 공산당원들이 개인자격으로 국민당에 입당했다. 국민당군의 사관학교였던 황포군관학교 정치부 주임으로 주은래가 취임할 정도였다. 하지만 손문 사후 장개석은 우익 권위주의 정권 수립을 꿈꾸었다. 공산당 역시 세가 약해서 국공합작을 한 것이었지, 속으로는 자신들의 혁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양쪽 모두 자유민주주의, 다원주의와는 거리가 멀었다. 결국 장개석의 선제공격(상해쿠데타)로 양자의 합작은 끝났다. 이후 국민당과 공산당은 내전 상태에 들어갔다.

서안사변과 중일전쟁으로 제2차 국공합작이 이루어졌다. 공산군 부대들이 국민당 정부의 부대로 재편됐다. 하지만 중일전쟁 중에도 국민당군과 공산당군은 서로 싸웠다. 일제가 패망하자마자 양자는 내전으로 돌입했다. 1949년 국민당 정부는 대만으로 패퇴하고, 공산당이 대륙을 차지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런던에는 전쟁 전 합법정부의 맥을 이은 폴란드 망명정부가 있었다. 미국, 영국 등 열강은 이 폴란드 망명정부를 합법정부로 인정했다. 그 휘하의 폴란드군은 영국본토 항공전, 중동, 북아프리카, 이탈리아전투 등에서 연합군과 함께 피를 흘렸다. 폴란드 국내에는 망명정부의 권위를 인정하는 폴란드국내군이라는 레지스탕스 군대도 있었다.

전쟁 말기, 스탈린은 자신에게 순종적인 폴란드 공산주의자들을 내세워 르블린에 괴뢰정부를 수립했다. 카틴 숲 학살사건, 영토획정문제 등에 대해 런던의 폴란드망명정부가 스탈린의 주장을 따르지 않자 스탈린은 르블린 정부를 폴란드의 합법정부로 승인했다. 카이로회담, 테헤란회담, 얄타회담 등에서 미국,영국과 소련은 폴란드 문제로 입씨름을 했다. 결국 폴란드 망명정부 인사들과 공산당 인사들이 참여하는 연립정부를 수립하고, 폴란드의 운명은 폴란드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 

좌파, 우파, 중도파 등이 폭넓게 참여하는 연립정부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소련 점령군의 힘을 등에 업은 공산주의자들은 우파 인사들은 파시스트, 나치부역자로 몰아 숙청하거나 살해했다. 국방부, 내무부(경찰), 정보부, 선전부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자리는 공산주의자들이 차지했다. 우파나 중도파가 장관을 맡은 경우에는 실권을 행사하는 차관 자리는 공산주의자들이 차지했다. 토지개혁으로 우파의 물적 기반을 허물었다. 그리고 결국은 1947년 공산정권을 수립했다.

체코슬로바키아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들 중에서 비교적 민주주의 체제를 잘 유지한 나라였다. 역사적으로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제국의 지배를 오래 받아서 서유럽에 가까웠다.

체코슬로바키아도 나치 침공 이후 런던에 망명정부를 수립했다. 망명정부의 수반은 국부 토마시 마사리크의 후계자로 제2대 대통령을 지냈던 에드바르드 베네시였다. 그는 원래 중도파 민주주의자였지만, 뮌헨회담에서 영국, 프랑스 등 열강이 주데텐을 나치 독일에 양보하도록 강요했던 기억 때문에 친소적인 입장으로 기울었다.

전후 체코슬로바키아에서도 좌우연립정부가 수립됐다. 하지만 국부 토마스 마사리크의 아들 얀 마사리크 외무장관이 의문사 하는 등 비공산주의자들에 대한 살해, 탄압, 위협이 계속됐다. 그 과정은 폴란드의 경우와 대동소이하다. 결국 체코슬로바키아는 1948년 공산주의자들의 쿠데타로 공산정권이 수립됐다.

중국의 국공합작, 2차대전 이후 동유럽의 좌우연립정권이 무너진 이유는 무엇인가? 공존을 거부하는 세력, 상대를 말살해야 한다고 믿는 세력이 그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 이념이 뭐가 중요하냐, 이념의 시대는 갔다,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통일 등 이념(理念)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전체주의 좌익과는 함께 날 수 없다. 좌우 양 날개로 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다원주의에 대한 인정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자료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인 R.럼멜 교수 등은 20세기 이후 민주주의 국가들 간에는 전쟁이 없었다는 ‘민주주의 평화이론’을 주장한 바 있다. 어느 한쪽이 전체주의 국가, 독재주의 국가인 경우에만 전쟁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국제정치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국내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사회민주주의 등 좌파라고 하더라도 그들이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수용하는 한, 그 나라 민주주의는 훼손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안에 전체주의, 독재주의를 추구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들과의 공존은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좌파, 아니 좌익세력은 유감스럽게도 공존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김일성 왕조에 충성하는 자들이다. 통진당 비례대표 조작 등에서 보듯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무시하는 자들이다. RO사건에서 보듯 공공연히 내란을 획책했던 자들이다. 그게 아니면 그들의 동조자, 방조자들이다.

좌우의 날개로 날자고? 그런 소리를 했던 자는 철지난 모택동주의자였다. 좌우의 날개로 날자고 주장하는 자들은, 공산주의자들,김일성주의자들에게도 정치적 시민권을 주자는 소리를 돌려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공산당을 할 자유를 허하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공산당은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공산당이 아니다. 스탈린과 모택동을 뛰어넘는 극악한 전체주의자들이다. 대통령을 ‘쥐박이’이 ‘바뀐애’니 하며 살던 이 나라 국민들에게 위수김동, 친지김동을 찾지 않으면 숨 쉴 수조차 없는 체제를 강요할 자들이다.

전체주의 좌익과는 함께 날 수 없다. 좌우 양 날개로 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다원주의에 대한 인정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배진영]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