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5·선더랜드·사진)이 맹활약한 선더랜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캐피털원컵(리그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선더랜드는 23일 오전 445(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2013~2014 시즌 캐피털원컵 42차전 원정경기서 120분 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 끝에 2-1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선더랜드는 먼저 결승에 오른 맨체스터 시티와 33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우승을 다툰다.
 
지난 41차전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한 선더랜드는 이날 주어진 정규 시간 동안 0-1로 져, 1·2차전 득점합계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으로 끌려갔다.
 
연장전에서 1골씩을 주고 받은 양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에서 2-1로 이긴 선더랜드는 1984~1985시즌 이후 29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선발 출전한 기성용은 전·후반 90분과 연장 전·후반 30, 승부차기까지 더해 120분 이상을 풀타임으로 뛰었다. 연장전에서 도움을 기록한 기성용은 승부차기에서 4번째 키커로 나서 결승골을 성공해 승리의 주역이 됐다.
 
전반 37분 맨유의 조나단 에반스에게 1골을 허용한 뒤 추가 실점 없이 잘 지켰던 선더랜드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 맨유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게 골을 내줘 승부차기로 끌려갔다.
 
선더랜드는 마지막 승부차기에서 웃었다.
 
선더랜드의 선축으로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양팀 첫 번째 키커가 나란히 실축했다. 선더랜드는 두 번째 키커인 스티븐 플레처마저 기회를 날리며 주도권을 맨유에 넘겨줬다.
 
맨유는 두 번째 키커인 대런 플레처가 성공시켜 1-0으로 앞서 나갔다. 끌려가던 선더랜드는 세 번째 키커인 마르코 알론소가 넣어 1-1 균형을 맞췄다.
 
맨유의 세 번째 키커인 아드낭 야누자이의 킥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주도권은 다시 선더랜드가 잡게 됐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팀의 네 번째 키커로 나선 기성용은 침착히 골망을 갈랐고, 맨유의 네 번째 키커인 필 존스가 실축했다.
 
선더랜드의 마지막 키커인 아담 존슨이 실축해 가슴을 졸이던 선더랜드는 맨유의 마지막 키커 하파엘의 킥을 골키퍼 비토 마노네가 막아내 극적으로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선더랜드는 이날 4-1-4-1의 포메이션으로 수비를 두껍게 하는 전략을 택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맨유에 밀리는 데다 원정 경기의 부담이 있어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포백 수비라인 앞에 수비형 미드필더 리 캐터몰을 세웠고 파비오 보리니, 잭 콜백, 기성용, 아담 존슨이 중원을 두껍게 지켰다. 스티븐 플레처가 최전방 공격수를 맡았다.
 
다득점 승리가 필요했던 맨유는 전반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위협적인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선더랜드는 중거리 슈팅으로 대응했다. 전반 9분 기성용이 한 차례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전반 19분에는 파비오 보리니가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계속해서 공세를 늦추지 않던 맨유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전반 37분 조니 에반스가 헤딩슛으로 선더랜드의 골망을 갈랐다.
 
1골을 내주며 다급해진 선더랜드는 공격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득점 합계 2-2가 된 상황이라 계속해서 수비에만 치중할 수 없었다.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의 균형을 먼저 깬 것은 선더랜드였다. 연장 후반 14분 기성용의 패스를 받은 바슬리가 맨유의 골문을 열었다.
 
하지만 마지막 추가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줬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맨유의 에르난스가 극적으로 골을 터뜨렸다.
 
승리의 여신은 선더랜드의 손을 들어줬다. 실축과 선방이 이어지던 승부차기에서 선더랜드가 2-1로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