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에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RB)에서 또 한번 양적완화(QE) 축소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100억달러 규모의 테이퍼링을 결정한데 이어 만약 이달에도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나온다면 미국은 본격적으로 출구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증권가의 관심사는 미국 양적완화와 우리 증시의 상관관계다. 다행히 미국의 양적완화 전제는 미국 경제가 회복되는 신호이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긍정적이고 따라서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 실적 증가과 외국인 자금 유입, 이 두가지 긍정적인 면을 본 것이다.  

◇WSJ "1월 FOMC 추가 테이퍼링 유력"

지난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FRB가 이달 28~29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QE 규모를 추가로 100억달러 줄이는 준비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FRB는 지난해 12월 FOMC에서 이미 100억달러 규모의 테이퍼링을 결정한 바 있다.  FRB는 그동안 장기 금리 인하와 소비 및 투자 유도를 위해 매달 850억달러 상당의 미 국채와 모기지채권(MBS)을 사들였다. FRB가 1월에도 추가 테이퍼링을 감행한다면 이는 미국 경제 회복 정도가 빨라졌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증권가는 바로 이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 증시에 있어서 달러 유동성이 회수된다는 것은 외국인 자금 중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계 자금이 빠진다는 점에서 부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증시는 수급 뿐만이 아니라 기업 실적을 반영한다. 테이퍼링은 곧 미국 경제 회복을 뜻하고 이는 곧 우리나라 수출 증가와 기업 실적 호조로 연결된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지난해 12월 미국의 첫번째 양적완화 축소가 발표된 이후에도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인도,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관련 펀드 내에서 중국, 한국으로 4억7,000만 달러 자금이 유입돼 지수를 떠받쳤다.

◇미국 경제 회복은 한국 수출 기업 실적에 긍정적

미국 경제 회복과 한국 기업 실적과의 상관관계는 밀접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4%포인트씩 오른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한국의 수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미국은 GDP의 70%가 소비로 구성되므로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우리나라 소비재와 자본재 수출이 활발해 진다. 

여기에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 증가도 기대된다. 미국의 내수가 확대되면 최종재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입이 늘어난다. 이같은 수입 수요 증가는 중국의 대미수출을 늘리고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아울러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세계 경제의 동반 성장도 기대할 수 있어 우리 경제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 최근 4년간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미국의 기여도는 0.88%포인트로 중국 다음으로 높다.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이다. 테이퍼링의 전제는 미국 경제 회복이고 이는 우리 수출 기업 실적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점에 주목한다. 외국인의 시각에서 한국은 선진국과 신흥국 중간 단계의 안전시장으로 평가돼 있고 더구나 기업 실적이 좋아진다면 오히려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테이퍼링 발표 이후 이머징 주식시장 내에서 자금유입에 대한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선진국 선호 경향이 강해지며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이머징 마켓 자금은 빠졌지만, 우리나라와 중국 주식시장으로는 2주간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는 지난해 5월 국내 증시가 대외건전성에 힘입어 자금 흐름의 차별성이 부각됐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라며 "선진국 경기 개선을 반영해 당분간 국내 증시로의 자금유입 차별화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