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우리 정보 당국이 지난 2월 처형됐다고 밝힌 북한 리영길 전 총참모장이 이달 7차 노동당대회를 계기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북한 관영매체가 지난 10일 보도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차 전원회의 결과 리영길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당 군사위원회 위원에 리영길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1월까지 김정은이 참관한 군사훈련과 인민무력부 방문을 수행하는 등 정상적으로 활동해왔던 리영길은 2월 초 군 간부가 반드시 참석해야 할 공식 행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그달 10일 정부는 곧바로 처형설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 이후 같은 달 21일자 노동신문은 신임 총참모장에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이 임명된 사실을 전해 리영길이 더이상 총참모장이 아닌 사실은 확인됐다. 이후 이번 당대회까지 3개월여동안 리영길은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고, 그에 대한 처형이 기정사실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당대회를 기해 리영길이 깜짝 재등장하면서 그동안 그가 어디에 있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앞서 지난 1월 최룡해도 잠적 3개월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혁명화교육을 거쳤다는 전언이 나온 바 있다.

   
▲ 우리 정보 당국이 지난 2월 처형됐다고 밝힌 북한 리영길 전 총참모장이 이달 7차 노동당대회를 계기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19일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리영길은 지난 1월 이후 처형된 것이 아니라 1군단 사단장으로 좌천됐었다고 한다. 또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총참모부 1부총참모장 수준의 지위를 회복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당대회 소식을 전한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면, 리영길이 부총참모장에 해당하는 상장(별 3개)으로 강등된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연합뉴스


19일 정통한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리영길은 지난 1월 이후 처형된 것이 아니라 1군단 사단장으로 좌천됐었다고 한다. 또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총참모부 1부총참모장 수준의 지위를 회복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리영길이 1군단 사단장으로 좌천되면서 김정은을 수행하지 못하고 군 간부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등 공식 행사에도 나타나지 못했던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번에 총참모부 1부총참모장으로 올랐다는 정보가 입수된 것을 볼 때 사소한 비리에 연루됐거나 충성도 확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간부 길들이기에 걸려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리영길은 원래 작전 전문가로 인정받아온 군부의 엘리트라고 한다. 앞서 리영길의 처형설이 발표됐을 때에도 그가 김정은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오던 인물이어서 충격적이었다.

당시 정부는 리영길의 처형과 관련해 ‘종파분자’ 및 ‘세도·비리’ 혐의를 받은 것으로 전했다.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당시 북한 당국이 당대회를 앞두고 외화소비 뒷조사를 벌일 때여서 리영길도 비슷한 사건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소식통의 관측을 전한 바 있다. 

우리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총참모장 지위에 있던 리영길이 이전 지위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것을 볼 때 단순한 충성도 확인 차원이 아니라 북한 기준의 특정 비리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리영길은 모두 11명의 당 중앙위 군사위원 중 10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이를 볼 때 이전보다 직책 서열이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에서는 서열에 따라 이름을 호명 또는 기재하고 있어 해당 인물의 권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면, 상장(별 3개)으로 강등됐다. 

리영길의 이전 직위였던 총참모장은 차수(큰별 1개)에 오르지 못한 것은 확실해보인다. 부총참모장은 별 3~4개라고 하니 소식통의 전언대로 총참모부 1부총참모장 직위에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소식통은 “리영길 별 2개인 1군단 사단장으로 강등됐다가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별 1개를 회복해 부총참모장으로 지위를 회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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