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한국 증시가 다음 달 2년 만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에 도전한다.

23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가 한국 증시의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충족해야 한다고 보는 요구 조건은 외국인 통합결제계좌 도입, 원화 환전성 불편 해소, 한국 주식 시세 활용권 등이 거론된다.

일단 정부는 외국인 투자등록제도라는 큰 과제를 하나 해결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통합결제계좌를 허용하기로 하고 5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가고서 내년부터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외국인 통합결제계좌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나 증권사가 다수 투자자의 매매를 통합 처리할 때 필요한 계좌로 그간 우리나라에선 허용되지 않았다.

원화 환전성 불편 해소 문제, 주식 시세 활용권 문제 등은 아직 갈 길이 남았다.

MSCI는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원화 거래 시장 개설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안정적인 외환 관리가 정책 목표인 정부로서는 MSCI의 요구를 허용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신 정부는 외환시장 마감 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중국 상하이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해 원화 환전의 불편함을 덜어낸다는 방침이다.

앞선 선진지수 편입 도전에서도 걸림돌이 된 바 있는 시세 데이터 활용 문제는 아직도 MSCI와 의견이 갈린다.

MSCI는 코스피의 시세 데이터를 활용해 파생상품을 만들어 투자 목적으로 상품화해 다른 거래소에 팔고 싶어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다.

MSCI 선진지수 관찰대상국 편입 여부는 다음 달 15일 발표된다.

정부가 올 초 MSCI 선진지수 편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배경 중 하나로 중국 증시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 가능성이 거론됐다.

중국 지수가 다음 달 MSCI 신흥국 지수에 포함되면 한국 증시에 묶였던 자금이 중국으로 대거 쏠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진지수 편입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과거 신흥국 지수에서 선진지수로 이동한 포르투갈, 그리스, 이스라엘은 모두 선진지수 편입 당시 외국인 주식투자 순유입액이 전년보다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성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선진지수 편입 시 패시브 자금 예상 매도 수요는 5조∼7조원이고 액티브 자금 이탈 규모는 계산상 27조원이지만 매도 규모는 전적으로 외국인들의 선택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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