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27·SK텔레콤)이 오랜 부진을 깨고 우승 경쟁의 불씨를 당겼다.
 
최나연은 26일(한국시간) 미국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오션클럽 골프장(파73·6,64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총상금 130만 달러)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쓸어담은 최나연은 중간합계 15언더파 204타를 기록, 2위 리제트 살라스(25·미국)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전날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와 함께 공동 5위였던 최나연은 무결점 플레이를 앞세워 단숨에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신설돼 이일희(26·볼빅)가 생애 첫 LPGA 우승을 경험했다. 최나연까지 우승하게 되면 2년 연속 한국인 우승자가 탄생하게 된다.
 
최종일 우승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LPGA 우승 경험이 없는 살라스가 1타 차로 최나연을 뒤쫓고 있는 상황에서 공동 5위 그룹까지 4타 차 이내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2위)과 HSBC 위민스 챔피언스(2위)에서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던 최나연은 13개월 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2012년 12월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 그룹 타이틀 홀더스에서 정상을 차지한 뒤 아직 우승이 없다.
 
최나연은 이날 정확한 드라이버샷과 송곳 같은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홀을 적극 공략했다. 그린 위에서의 안정된 플레이까지 더해지며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100%의 페어웨이 적중률을 기록했고, 그린 적중률은 88.9%에 달했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도 27개로 막았다.
 
3번홀까지 파로 막으며 샷 감을 조율한 최나연은 4~5번 홀에서 2연속 버디를 성공시켰다. 9번 홀(파4)에서 3타 만에 홀아웃하며 전반라운드에만 3타를 줄였다.
 
최나연의 클럽은 후반라운드에서도 식을 줄 몰랐다. 11·15·16·18번홀에서 각각 1타씩을 줄이며 단독 선두로 3라운드를 마쳤다.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를 차지하며 우승 기대감을 모았던 리디아 고는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중간합계 10언더파 209타 공동 8위로 밀려났다.
 
공동 20위에 머물러 있던 최운정(24·볼빅)은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6타를 줄인 끝에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중간합계 10언더파 209타를 적어내 리디아 고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종일은 미국을 대표하는 쟁쟁한 골퍼들이 추격을 벌이고 있어 최나연의 외로운 싸움이 예상된다.
 
LPGA 통산 9승을 보유한 폴라 크리머(28·미국)는 중간합계 12언더파 207타를 기록, 유망주 제시카 코다(21·미국)와 함께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도 중간합계 11언더파 208타로 공동 5위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