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 공약과 다르다"…2만명 자체조사 반대하는 서울시교육청
   
▲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학습권을 제약하는 학원 교습시간의 과도한 규제를 반대한다

학원교습은 착한 사교육, 규제하면 고액과외 등 나쁜 사교육 부추겨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박호근의원(더불어민주당, 강동4)이 학원교습시간을 저녁 10시에서 11시로 연장하는 조례 개정안을 발의하여 관련 당사자들로부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내는 반면 사교육없는세상, 좋은교사운동 같은 일부 단체들은 이를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2007년 개정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하 학원법)에는 학원의 교습시간 규제를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위임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그 후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를 통해 학원의 야간교습시간을 규제하고 있다. 대다수는 밤 11시 또는 12시 이후로 규제하고 있으나 유독 수도권인 서울과 경기는 저녁 10시로 규제시간을 정하여 그동안 학부모와 학원 양측으로부터 불만이 제기되어 왔다.
 
국가교육국민감시단은 학원교습시간 규제를 완화하려는 서울시 교육위원회의 움직임을 적극 지지한다. 이러한 우리의 입장은 학원의 이익을 대변하려는 것이 아니다. 학원 교습시간의 과도한 규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위헌적인 발상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공교육체제는 국가독점적 구조 하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획일적, 일률적 교육편제에 의해 초·중·고 교육이 이루어지다 보니 학생의 적성, 재능. 수준에 맞는 맞춤 교육이란 불가능하다. 공교육만으로 채울 수 없는 교육수요를 학부모들은 사교육으로 보완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공교육이 무너져 내린 현실에서는 더더욱 사교육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 학원 교습시간의 연장. 서울시교육청은 2007년 2만 여명의 의견조사를 거쳐 자체적으로 '찬성' 결론을 내렸으나, 조희연 교육감 당선 이후 교육감 공약에 따른다며 말을 바꿨다./사진=연합뉴스


무너진 공교육을 사교육으로 보완해야 하는 학생들의 현실 인정해야
 
국가교육국민감시단은 공교육이 완전히 정상화된다 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국가독점적인 교육체제를 계속 유지한다면 사교육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학교의 다양성이 없고 학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다양한 선택권을 국가가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이를 보완하려는 학부모들을 막을 길이 없을 뿐만 아니라 막아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교육과 사교육은 필요불가결한 대한민국 교육의 파트너이다. 다만 사교육의 폐단이 문제일 뿐이다. 고액과외나 기업형 오피스텔 과외 같은 음성적이고 불법적인 사교육이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사교육 중에서도 가장 관리 가능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학원이야말로 규제 일변도로 할 일이 아니다. 학원의 교습시간 규제를 강화할수록 뒤에서 미소 짓는 것은 음성적인 사교육업자들이다.
 
학원법의 교습시간 규제조항은 두 가지 전제를 달고 있다. 청소년의 건강권이 침해당하지 않는 범주에 있어야 하고, 반드시 관련당사자의 의견을 들어서 규제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조항은 교습시간 규제가 최소한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과도한 학원교습시간 규제는 자유시장경제 논리에 반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사교육비 억제를 위해 교습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법률에서는 청소년 건강권을 근거로 교습시간 규제를 조례에 위임하였을 뿐인데 사교육비 억제를 위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위헌적인 발상이다. 나아가 학원교습시간을 줄이면 사교육비가 준다는 논리도 사실무근이다. 학원이 문을 닫아도 학생은 공부를 중단하지 않는다. 수많은 사교육 방법 중 또 다른 것을 선택하게 마련이다.

   
▲ 사교육 중에서도 가장 관리 가능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학원이야말로 규제 일변도로 할 일이 아니다. 학원의 교습시간 규제를 강화할수록 뒤에서 미소 짓는 것은 음성적인 사교육업자들이다./자료사진=미디어펜


자유시장경제 원리에 반하는 학원교습시간 규제는 최소한에 그쳐야
 
서울시교육청도 문제가 많다. 2007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교습시간 연장안을 발의했을 때, 서울시교육청은 『이해관계자 20,400명을 대상으로 교습시간 선호율 조사를 실시하여 이해당사자 의견을 반영하여 23:00로 조정함』이라며 교습시간 연장에 찬성하는 의견을 냈었다. 그러나 이번 박호근 의원의 조례개정안에는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 조희연교육감의 공약에 따른 것이라 한다. 2007년에는 2만 여명의 의견조사를 거쳐 결론을 내린 근거 있는 찬성의견이었다. 이번에는 조희연교육감의 공약에 따른 반대의견일 뿐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규제는 풀수록 좋은 것이다. 사교육 중에서 학원교육은 가장 착한 사교육이다. 사교육시장에서 차지하는 학원 비중은 20%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학원의 교습시간을 늘리면 음성적인 사교육이 그만큼 줄어든다. 고등학교의 야간자율학습은 24시까지 하는 학교가 상당수다. EBS는 밤새도록 유료 교육컨텐츠를 내보낸다. 학생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정작 규제해야 할 것은 외면한 채 학원을 향한 과도한 규제는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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