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현대상선의 명운을 가를 용선료 협상이 막바지 진통 속에서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29일 채권단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31일 예정된 사채권자집회를 앞두고 의미 있는 결론을 내놓기 위해 해외 선주들과 협상을 거듭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금도 협상단이 해외 선주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계속 조금씩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상선 협상단의 목표는 가능하면 30일에 채권단을 통해 협상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다.

협상단이 선주들과의 개별 협상 결과를 채권단에 보고하면, 채권단이 이를 평가해 수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 뒤 발표하게 된다.

채권단은 앞서 현대상선 선주들의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의 채무조정을 전제로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건부 채무재조정 안건을 결의한 바 있다.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은 채권단의 지원 외에도 해외 선주들과 사채권자 모두가 동참해야 하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쪽이라도 거부한다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고,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진다.

사채권자 집회가 열리는 31일 이전에 선주들과의 협상에서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사채권자들에게도 고통 분담을 요구해야 하는 만큼 이달 말이 사실상 용선료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부터 22곳의 해외 선주들을 상대로 3개월 넘게 용선료 인하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달 18일 용선료 인하의 열쇠를 쥔 주력 컨테이너선주 4곳과 대면·화상회의를 통해 용선료 인하를 위한 단체협상을 벌였으나 큰 소득을 얻지 못해 암운이 드리우는 듯했다.

그러나 개별 선주들과의 '일대일 협상'으로 전환한 이후 협상 상황이 진전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동안 용선료 인하에 소극적이었던 영국의 선박업체 조디악이 인하를 수용할 뜻을 내비치며 개별 협상이 큰 틀에서 진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디악이 인하를 수용하는 대신 보전 조건을 내걸고 있어 양측이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이 주력으로 하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다나오스(13척), 조디악(6척), 이스턴퍼시픽·나비오스·캐피털십매니지먼트(각 5척) 등 해외 선주들로부터 배를 빌려 운항하고 있다.

이 컨테이너선 선주들에게 지급하는 용선료 비중이 전체 용선료의 70%가량 돼 이들 5개사와의 협상 성과가 전체 협상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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