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 전형구 전형구 독서경영연구소장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 >에서 배우는 독서경영(저자:오형규, 출판사: 한국문학사)


이 책은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들도 어렵다는 경제학을 비전공자들이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 역사, 문화와의 접목을 통해 정리한 경제학 입문서 내지는 안내서이다. 또 유연한 사고의 확장을 위해 학문 간의 융합과 통섭의 지식을 다루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사회 전반적으로 융합과 통섭을 강조하고, 대학에서도 문·이과 교차를 확대하거나 구분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진로 및 학과 선택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이나 학문적 교양을 추구하는 성인들에게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문학이 지금보다 호황인 적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문학자들은 여전히 ‘인문학의 위기’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교양과목의 축소, 인문대 신입생의 감소, 졸업생들의 취업난 등을 그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인문학이 과연 무엇이기에 한쪽에서는 인문학을 열광하고, 다른 쪽에서는 위기라고 걱정할까? 인문학(人文學)이란 인간의 사상과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 영역이다.

이에 따라 문학·역사·철학 외에 경제학뿐 아니라 건축학이나 수학 등 이른바 이공계 학문도 그 근원에는 인문학의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삶을 위한 모든 학문에는 인문학적 바탕이 깔려 있는 것이다. 또한 사람이 사는 곳에는 반드시 인문학이 존재하고 있다. 결국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학자들의 위기’이자 ‘상상력의 빈곤’일 수밖에는 아닌 것이다.

   
▲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 쓴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 경제전문 중견 언론인이 어려운 경제현상을 우리 현실의 삶과 영화및 신화, 스토리등과 접목시켜 재미있고 쉽게 풀어썼다.
이 책은 모두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세상을 움직이는 10가지 경제원리”를 소개하고 있다. 하버드대의 그레고리 맨큐 교수가 제시한경제학의 10대 기본 원리를 소개하고, 실제 생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경제 원리를 짚어본다. 제2장은 “경제의 밑바탕에는 신화가 있다”라는 주제로 수천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온 신화 속에서 경제학의 지혜를 소개하고 있다. 제3장은 “역사를 모르고 경제를 논하지 마라”로 우리가 쓰는 물건, 먹는 음식에서부터 관습, 제도, 규칙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배경이 없는 것은 없다. 그 속에서 경제 원리의 뿌리를 찾아본다.

제4장은 “소설에서 경제의 보물찾기”로 국내외 소설작품에 나타난 경제 원리를 배울 수 있다. 제5장은 “사회과학과 만난 경제”이란 주제로 사회과학의 다양한 관점과 경제 원리의 공약수를 발견함으로써 각 학문뿐 아니라 실제 사회를 움직이는 원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제6장은 “과학에서 캐내는 경제의 금맥”으로 실제 생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과학 현상과 자연법칙 속에서 동물로서의 인간 행동을 규정하는 경제 원리를 찾아 볼 수 있다. 제7장 “영화는 게임이론의 교과서”에서는 유한한 자원을 둘러싼 경쟁과 다툼은 인류가 출현한 이래 30만 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져왔고, 지금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경쟁자의 대응에 따라 나의 이익이 달라지는 게임 상황에서는 좀 더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한데 영화를 통해 경제학의 최첨단 영역인 게임이론을 배울 수 있다.

하버드대의 그레고리 맨큐 교수가 제시한 경제학의 10대 기본 원리를 소개하고, 실제 생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경제 원리를 짚어본다. 것으로, ①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② 선택의 대가는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한 그 무엇이 있다. ③ 합리적 판단은 한계적(marginal)으로 이뤄진다. ④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⑤ 자유로운 거래는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한다. ⑥ 일반적으로 시장이 경제 활동을 조직하는 좋은 수단이다. ⑦ 경우에 따라 정부가 시장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 ⑧ 한 나라의 생활수준은 그 나라의 생산 능력에 달려 있다. ⑨ 통화량이 지나치게 늘면 물가가 상승한다. ⑩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에는 상충 관계가 있다. - <세상을 움직이는 10가지 경제원리> 중에서

현대 경제 발전사는 기업들의 첨예한 경쟁 속에서 소비자의 후생을 높여온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하는 좋은 기업은 합법적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면서 지속적으로 이윤을 내는 기업이다. 그러려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물건을 경쟁 기업들보다 품질은 높고 가격은 싸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부 규제가 아니라 브랜드와 평판을 지키려는 기업 스스로의 노력이다. - <좋은 기업은 내 지갑을 노린다> 중에서

세계적인 투자가인 워런 버핏은 “시장이라는 존재가 안락함을 느낄 때는 호재만을 보게 된다. 반대로 의기소침해 있을 때는 오직 악재만을 보게 된다.”고 충고했다. 그런 점에서 탐욕과 공포는 동전의 앞뒷면과도 같다. 고수익은 곧 고위험을 뜻하고, 호황은 불황의 시작이며, 불황은 호황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요즘에도 가끔 눈에 띄는 피라미드 사기처럼, 몇 번의 작은 이익에 현혹돼 점점 더 큰 이익을 노리다 보면 합리적 이성은 눈을 감게 마련이다.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가 보여준 것은 건전한 정신일지라도 언제든 탐욕이 깃들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니벨룽겐의 노래> 또한 마찬가지로 탐욕의 유혹에는 누구도 예외가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 <골룸의 반지, 니벨룽겐의 반지; 탐욕과 투기> 중에서

봉이 김선달의 수법은 물론 사기다. 하지만 그 발상의 전환만큼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김선달은 톰 소여와 같은 기지로 대동강 물을 한양 상인들에게 팔아먹었다. 그가 대동강 물을 판 것이나, 지하수를 퍼 올려 생수라고 파는 것이나 사실은 크게 다를 바 없다. 요즘에는 공기도 캔에 담아 판다. 날씨를 이용해 돈을 버는 기상업체들도 생겼다. 햇볕도 분명 경제적 가치가 있기에 상품화될 여지가 있다. - <허생과 봉이 김선달이 떼돈번 전략; 독점과 혁신>

경제현상은 복잡한 퍼즐과도 같고 경제학은 더 어렵게 느껴지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그 나름의 원리가 있다. 인류가 수십만 년 동안 축적한 지식과 경험이 녹아든 것이 바로 경제 원리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 원리는 곧 세상을 움직이는 이치와도 같으며, 경제 원리를 안다는 것은 엉킨 실타래 같은 현상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눈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비전공자들뿐만 아니라 전공자들에게 경제학은 정말 어려운 학문이다. 복잡하고, 이해가 쉽지 않은 개념도 많다. 그러나 오늘날 인간 행동, 인간 사회의 원리라고도 할 수 있는 경제학은 아무리 어렵고 복잡하더라도 외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 삶의 토대이자, 먹고사는 현실이 바로 경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최근 많은 기업에서 인문학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단순히 생산량 증가에만 초점을 두었던 과거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오랫동안 법대나 상경대 그리고 이공계 출신들을 선호해 왔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복잡한 사회구조에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기업의 경쟁력의 관건으로 부상하게 되었고, 창의성의 원천으로 인문학이 자리 잡게 되면서 인문학의 열풍이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은 예나 지금이나 ‘사회과학의 꽃’이란 지위를 누리고 있다. 경제학 원리는 인간의 행동과 사회를 파악하는 데 더없이 유용하며, 현상의 숨은 이면을 들춰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인간에 대한 탐구나 성찰로서의 인문학과 세상을 움직이는 기본 원리로서의 경제학은 결코 동떨어진 영역일 수 없다. 인문학이 생각의 마중물이라면 경제학은 그 마중물로 길어 올리는 펌프와도 같은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경제학의 원리를 현실 생활, 일상, 역사, 문화와 접목하여 쉽게 풀어쓴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보물 같은 한 권의 책이 될 것이다. /전형구 전형구 독서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