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과 겨울방학 이사 수요가 늘어난 여파로 1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12월 보다 0.0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KB국민은행의 부동산정보사이트 알이지((R-easy)의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값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의 1월 아파트 값이 상승한 것은 2011년 1월에 0.15% 오른 이후 3년만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완화된데다 겨울방학으로 이사 수요가 늘어난 여파다.

지방 5대 광역시(서울, 인천, 대전, 대구, 부산)의 아파트 값도 지난해 12월 보다 0.19% 올랐다.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전국 아파트 값은 0.12% 올랐다.

1월 아파트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수도권 지역은 경기도 용인 수지구로 0.55%가 뛰었다. 수원 장안구(0.39%), 안산 단원구(0.34%), 안양 만안구(0.29%), 안산 상록구(0.28%), 과천(0.22%)이 그 뒤를 이었다.

임희열 국민은행 담보평가부 팀장은 "이들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거나, 단기간에 전세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이라며 "일부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돌아서면서 중소형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는 강남구가 재건축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0.18% 올라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 송파구와 서초구도 각각 0.15%, 0.10%씩 오르며 서울 평균(0.03%)을 크게 웃돌았다.

강남권 밖으로는 양천구와 성북구(0.09%), 중구(0.07%), 강서구(0.05%)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달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6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 비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3.3%로, 2002년 7월(63.8%)이후 11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 팀장은 "최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와 취득세 영구인하 등으로 매매거래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전세난은 지속돼고 있다"며 "전세가 비율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