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전지현·이민호의 주연에 작가는 박지은. 세 사람의 조합만으로도 역대급 드라마 탄생에 의심보다는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SBS가 11월 수목드라마로 편성 예정인 '푸른 바다의 전설'(가제) 얘기다. '별에서 온 그대' 전지현과 '꽃보다 남자' '상속자'의 이민호, 그리고 '별 그대'의 박지은 작가와의 조합은 한국은 물론 중국을 충분히 설레게 하고도 남는다..

송중기·송혜교 주연의 '태양의 후예'에 열광했던 아쉬움을 달래줄 드라마의 등장에 팬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태양의 후예'로 대박이 난 중국 동영상 업체들은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회당 판권료로 50만 달러를 제안한 업체도 있다고 한다. '태양의 후예'가 기록했던 회당 최고가 27만 달러를 두 배 가까이 뛰어넘는 액수다.

'태양의 후예' 열풍에 중국 당국은 송중기 상사병 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다. 송혜교 립스틱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만도 1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송중기는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광고계를 접수했다. 송혜교 역시 화장품, 의류, 악세서리 등 그녀가 입는 것, 마시는 것, 먹는 것 모두가 불티났다. 그야말로 문화의 힘을 제대로 보여 준 한방이었다.

전지현·이민호는 누가 뭐래도 초특급 한류스타다. 송혜교·송중기의 조합 못지 않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있다.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 한국과 중국에 동시방영된 최초의 한국 드라마다.

사전제작 드라마는 제작비와 시청자 반응을 즉각 반영하기 어려워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높은 완성도와 동시 방영을 통해 수익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태양의 후예'가 지나친 간접광고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만큼 광고효과도 컸다.

그런 만큼 '푸른 바다의 전설'에 대한 우려도 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사전제작 드라마가 아니다. '태양의 후예'처럼 한·중 동시방송이 불가하다. 사전제작으로 기획된 작품이 아닌만큼 9월께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중 동시상영으로 한류 드라마의 새 장을 열렸다는 평가를 받은 '태양의 후예'와 대별되는 점이다.

또 한가지는 '태양의 후예' 열풍에 놀란 중국의 한국 드라마 규제다. 중국은 '태양의 후예'의 지나친 간접광고와 과도한 송중기 앓이를 이미 문제 삼은 적이 있다. 불편한 심정이 읽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미 중국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전지현과 이민호의 등장이 달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규제의 칼을 빼 들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SBS측도 중국 반응과 관련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8월에 또다시 새로운 규제를 내놓는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한류 드라마 판권가가 치솟는다는 뉴스도 광전총국의 결정에 영향을 끼칠 것 같아 우려스럽다"는 조심스런 걱정을 내비쳤다.

결국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태양의 후예' 송중기·송혜교 효과를 '푸른 바다의 전설' 전지현·이민호가 넘어설 것인지 아니면 지나친 풍선효과에 불과했는지.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린 것은 아닌지. 중국의 한류 경계심에 혹시나 기름을 붓는 누를 범하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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