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의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31일 대우조선해양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은 1조3720억원, 자본총계는 4364억원이다. 자본잠식률이 68%에 달하는 것이다. 또 올 1분기 자본금은 1조3720억원에 자본총계는 4215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자본잠식률은 69%로 치솟았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이 잠식된 상황이다. 회사의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까지 까먹기 시작하면 이러한 상태에 따라 완전자본잠식 혹은 부분자본잠식이라고 한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사업연도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50%가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다음 사업연도 말에도 2년 연속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가면 상장폐지된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 단 한번만으로 상장폐지되게 된다. 이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 연말까지 자본잠식률을 50%로 떨어뜨리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그런데, 다행히도 상장폐지 시 자본잠식률을 계산할 때 자본총계에 비지배지분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의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45.6%, 올 1분기 말 47.8%로 각각 감소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50%를 밑돌면서 대우조선해양은 간신히 관리종목이나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지난해 말 KDB산업은행 등을 대상으로 414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겨우 자본잠식률을 50%로 떨어뜨린 상태지만 추가적 증자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에 따라 향후 5년 동안 1200명의 직원을 추가로 줄이고, 2020년까지 국내외 자회사 14곳 매각 등을 통해 최대 5조원대의 자금을 확보하는 내용의 추가 자구안을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추가 자구안에 정확히 얼마 정도의 내용이 포함되지는 모르지만 지난해 제출안 1조8500억원 자구안에 더해 삼성중공업의 1조5000억원 안팎 보다는 많은 액수를 추가 자구안에 넣겠다는 게 회사의 의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6000억원 정도의 산업은행 유상증자가 아직 남아있고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어서 자본잠식률은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측도 대우조선의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를 거론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임흥택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부 팀장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 주가의 방향이나 관리종목 지정 등을 속단하기는 어렵다”며 “올해 말까지 자본잠식률을 50% 아래로 유지하면 되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에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