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폭락하면서 국내 주식시장 외국인 매도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압력을 받았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2원 오른 1,083.6원에 마감했다.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이 넉달 만에 종가기준 1080선을 넘어선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차액선물환(NDF) 환율을 반영해 5.1원 오른 1,085.5원에 출발한 후 장 초반 1,087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점차 내리며 1,810 대까지 떨어졌다가 장 마감 직전 1,083원을 회복하며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위험 자산에 대한 심리가 위축되면서 상승 출발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5,200억 가량을 순매도 한 것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환율 상승의 압력은 높았지만 실제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채권 시장의 순매수세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보인 매도세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의 튼튼한 경제기초체력(펀더멘털)이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과는 다르다는 차별 심리도 상승세를 제한했다.

유환종 국민은행 트레이딩부 팀장은 "원·달러 환율은 1075원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을 뚫으면서 올라오고 있다"며 "더 오르면 당국 개입이 있을 수 있지만 차트상으로는 90원을 찍고 내려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신흥국처럼 환율이 급등하는 현상은 일어나고 있지 않다"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축소를 발표한다고 해도 글로벌 시장이 먼저 충격을 받아 조정이 이뤄진다. 설 연휴 이후 우리 외환시장이 받는 충격 강도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상황에따라 다르겠지만 양적완화 축소 규모가 커진다면 90원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