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좌편향 반자유경제 주입...올바른 시장경제 교육 긴요

   
▲ 김소미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
대한민국 경제는 지금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중진국 함정’에 빠져 선진국 진입이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요즘 세계 경제는 우리나라 경제상황과 달리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은 새로운 기술을 내놓으며 줄달음치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은 ‘한국 따라잡기’에 온힘을 기울이며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려 한다. 이런 글로벌 경제전쟁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런 시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창조경제’와 ‘기업가 정신’을 강조한 것은 올바른 진단이라고 본다. 선진국일수록 기업가 정신을 보호하고, 민간의 창의를 독려한다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안다. ‘4만 달러 시대’가 이 두 가지에 달려있다는 박 대통령의 진단은 참으로 옳다.

우선 창조경제가 성공하려면 경제 주체들의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정치가 경제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해법이 될 수 없다. 민간의 창의는 정치적 간섭과 규제의 최소화에서 나온다는 것은 역사의 가르침이다. 시장에 맡겨야 할 사적 자치영역을 법이 일일이 간섭해서는 안된다.
창의와 기업가정신이 뿌리내리기 위해선 학교 경제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생활 경제교육과 기업, 무역, 세계 경제에 대한 교육은 초등학교 때부터 이뤄져야 한다. 경제교육만 하라는 것이 아니다. 다른 교육과 함께 경제교육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나라의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선 아이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경제를 배우도록 한다. 용돈 쓰는 방법과 저축하는 법, 주식투자 등 다양한 방면에서 교육이 이뤄진다. 돈을 악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한 대가라고 가르친다. 부모로부터 독립하려면 경제적 독립도 동시에 하라고 가르친다. 대학입학 시험에서도 경제를 필수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떤가. 한마디로 경제교육은 뒷전이다. 중·고등학교의 교육이 대학 진학 위주로 편성돼 있어 경제공부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국·영·수 위주의 입시 공부를 하다 보니 경제에 대한 관심도와 경제이해력 수준은 매우 낮은 편이다. 상경계열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조차도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수능 때도 선택하지 않는다.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에 대해 배웠다는 학생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이처럼 학생들이 경제에 대한 이해 없이 대학에 진학하고 사회에 진출하면서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어떤 학생은 대학의 상경계열 면접에서 기업의 본질은 사회적 책임이며,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면 안 된다고 대답하는 학생이 많다. 또 ‘코레일 철도파업’ 때 민영화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 운임이 28만원이 된다는 ‘28만원 괴담’이 대학가에서 번지기도 했다. FTA협정으로 자유무역을 하면 한국 경제가 무너진다는 주장이 나돌기도 했다.

정치인과 법조인도 경제에 대한 무지가 심각한 수준이다. 기업을 때려 잡아야 하는 존재로 보는 정치인들도 많다. 재래시장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하는 규제가 버젓이 생겨났다. 재래시장을 보호하기는커녕 애꿎은 대형마트 납품업체들만 매출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재래시장이 살아났다는 얘기도 없다. 그저 “내가 친서민적인 착한 일을 했다”는 포장만 남은 상태다.

   
▲ 좌파성향의 교육계인사들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반시장적, 반기업적 경제교육을 주입하면서 각종 괴담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들이  반자유주의 경제관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좌파적 사고를 하도록 만들고 있다. 시장경제에 대한 올바른 경제교육이 긴요해지고 있다. 보수시민단체 지도자들이 전교조 등의 교학사 한국사 채택를 막으려는 것에 대해 비판하며, 성공한 대한민국 역사교육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기업의 이윤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킨 결과다. 소비자들이 기업의 제품을 구매해주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생존할 수가 없다. 소비자들을 만족시킨 기업만이 매출이 늘고, 이윤이 늘어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기업은 소비자를 착취한 적도 없고, 소비자에게 물건을 사가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 시장에선 소비자가 왕이다. 시장에선 소비자 이익에 잘 응한 기업만 살아남는데도 기업이 착취해서 이윤을 걷는다고 선전된다. 기업가들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해 원가를 절감하고 보다 좋은 물건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으려 한다. 기업가 정신은 소비자의 이익과 직결된다.

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매커니즘을 모르는 것은 경제교육 부재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무역을 통해 경제가 유지되는대도 ‘자유무역=망국’이라고 떠드는 좌파단체와 정치인들이 수두룩하다. 문제는 이런 잘못된 인식 때문에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다는 점이다. 입법규제는 매일 넘쳐나고 있고, 반기업정서는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확산돼 있다. 여기에 교육계마저 좌파논리에 매몰돼 아이들에게 반(反)자유경제 의식을 심고 있다. 지금 우리가 이만큼 사는 것도 자유시장경제를 지켜온 때문이라는 것을 의도적으로 무시한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제대로 된 경제교육이 없기 때문이다. 왜 학교에서 경제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는가? 우리나라에선 중학교 3학년 때 경제를 배우고, 고등학교에서는 2학년이 돼서야 경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경제과목을 선택하는 학생이 적어 수업시간 자체가 편성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자연계 학생은 경제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다. 개인이 알아서 공부를 해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경제 과목을 선택한 학생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인문고가 아닌 학교에서도 경제를 배울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교과서도 이론 위주여서 학생들이 흥미를 잃는 경우가 많다. 보다 재미있게 경제를 가르쳐야 한다.

중·고교에서 경제 전공 교사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일반사회를 전공한 교사가 경제를 가르치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진다. 교사가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보충자료와 부교재를 준비하기도 쉽지 않다.
학교에서 경제교육을 강화하려면 먼저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켜야 한다. 이론과 그래프 위주에서 벗어나 실생활에서 필요한 생활 속의 경제를 담아내야 한다. 경제관련 고전과 사상사, 인물, 기업가 등에 대한 내용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꾸밀 수 있다.

선진국의 학교에서 운영하는 경제교육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용돈장부를 적는 방법이나 모의 투자와 같이 스스로 돈을 잘 쓰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또한 현재 언론과 금융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 경제 캠프를 벤치마킹해 공교육에서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 경제 캠프는 이론보다는 실습과 체험위주여서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도가 높다.

국민들이 경제교육만 제대로 받아도 허튼 공약으로 표를 얻으려는 포퓰리즘 정치를 추방할 수 있다. 공약실현이 가능한 지를 판단하는 능력은 정치적 감각 뿐 아니라 경제지력에서 나온다. 경제지력이 높은 국민일수록 세금낭비와 엄격한 예산집행을 따지게 된다. 정치인들을 감시 감독하는 눈도 곳곳에서 번뜩이게 된다.

그 시작은 경제교육이다. 창의와 기업가정신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도 경제교육이 있어야 가능하다. 4만 달러 시대는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미래 세대가 올바른 경제관을 가질 때 “사회주의는 망하는 길이며 시장경제가 사는 길”을 이해할 수 있다. 경제교육을 다시 한번 강조해야 하는 때다./김소미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