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위원 스펙 화려...당초 취지와 다르다는 지적

새정치추진위원회 청년위원회가 27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청년위원들의 엘리트 경력이 주목받고 있다. 이슈화될 만한 청년을 앞세우지 않겠다던 당초 방침과는 달리 결국 화려한 '스펙'을 갖춘 인물을 내세웠다는 지적이다.

새정추는 이날 청년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공개모집으로 선발한 36명의 20~40대 청년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모두 36명 청년위원 중 대학생·대학원생이 17명인데, 이들 가운데 국립대학과 서울시내 중·상위권 사립대학 재학생이 15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외 위원들에는 카이스트 연구원을 비롯해 대학 교수와 컨설턴트 전문가, 미국 변호사까지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많다.

프리랜서로 SNS 컨설팅 업무를 하는 여동호(31) 청년위원은 팟 캐스트를 제작·진행한 적도 있고, 지난 12월 기획재정부의 요청으로 '모바일을 활용한 정책 홍보 기법'을 연구하기도 했다. 최환성(32) 청년위원은 조지 워싱턴대 통계학 석사 출신으로 산업연구원(KIET)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새정추 청년위원회 위원들의 이같은 스펙을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년위의 성격과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새정추 청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은 청년위를 통해 '청년들의 정치 사다리' 역할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정치 구조에서 청년들이 일회용으로 소비되는 것에서 탈피해 차근차근 정치할 수 있게 돕겠다는 뜻이다.

새정추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인 안희철 위원도 지난 15일 "새정추는 이슈될 만한 청년을 앞세우기보다는 청년들을 지방자치위원부터 국회의원까지 정치가로서 성장시키는 것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새정추 청년위는 잠재력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인물을 발굴, 정치인으로 키워나가는 역할을 표명한 것. 하지만 상당수 위원들의 경력이 화려한 점을 고려하면 청년위가 주로 '갖춰진' 인물로 대거 채워져 당초 취지와 어긋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새로운 정치라는 것이 엘리트 정치와의 동의어는 아닐 것"이라며 "새정치라고 한다면 힘들어 하고 아파하는 사람들, 청년들의 고통과 아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새누리당 의원도 "엘리트적 성향의 특정 분야 사람들만 정치를 할 경우 현실 정치에선 문제가 된다. 국민 정당을 지향한다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 = 강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