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향후 국내 자본시장의 미래는 자본과 기술이 융합된 핀테크(FinTech)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일 마이크 포웰 톰슨로이터 전무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6 자본시장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기술적 변화가 과거보다 큰 폭으로 일어나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디지털 플랫폼 기술이 발전하면서 경제 체제 자체가 변하고 있다"면서 "자본시장 역시 이러한 변화에 빨리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디지털 기술이 기존 산업의 뼈대를 뒤바꾸는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지금 주목해야 하는 것은 핀테크라고 그는 역설했다.

포웰 전무는 "디지털 기술의 진화는 가장 먼저 지불·결제 산업을 타격했다"고 강조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단계에 있는 이 시점에서 업계는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젠 자본시장에도 크라우드 펀딩 등 기존 중개자의 역할을 바꿔놓는 개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면서 "실제로 2000년대와 비교하면 기존 금융 비즈니스 모델은 수익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본·금융시장은 현재 직면한 불확실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열쇠를 핀테크에서 찾을 수 있다"며 "특히 최근 주목받는 '블록체인'(Blockchain)은 5년 안에 자본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록체인이란 핀테크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보안 신기술로, 가상 화폐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로 잘 알려졌다.

그는 핀테크 외에도 크라우드 펀딩을 필두로 한 '대안(얼터너티브) 파이낸싱', 로봇투자전문가를 뜻하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시장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핀테크는 기조연설에 이어 진행된 주제발표에서도 화두였다.

조엘 브루켄스타인 T3컨퍼런스 회장은 "전통적인 자산운용사의 자문 수수료는 높지만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수료는 전체적으로 낮다"며 "로보어드바이저로 인해 기존 고액자산가만 제공받던 서비스를 일반 고객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를 보다 능동적으로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며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모델이 진화하면서 금융사들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리스 처치 디지털에셋홀딩스 최고사업개발책임자는 '블록체인과 캐피털 시장'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핀테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수용 글로벌핀테크연구원장은 핀테크가 우리나라 금융투자산업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해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자본시장콘퍼런스는 자본시장발전협의회 주관으로 열리는 행사로,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대형 연기금과 글로벌 금융기관, 홍콩·멕시코 거래소 등 해외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핀테크 산업이 잘 커갈 수 있도록 금융업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후 세션에서는 한국거래소가 '글로벌 거래소의 새로운 가치 창출 및 성장 전략'을 발표하는 등 금융투자협회,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의 기관별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정창희 거래소 경영지원본부 본부장보는 "거래소가 오랜 기간 경쟁이 없는 독점체제로 운영되며 자본시장의 경쟁력이 크게 저하된 측면이 있다"며 "기업공개와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과감한 시장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보는 "지난 19대 국회서 해당 법안이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거래소와 금융위원회 등 당국은 해당 정책 방향이 옳다고 생각해 20대 국회에서 법안이 논의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