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청산보다 경영정상화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조선·해운 산업의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채권단과 합의를 통해 경영정상화 또는 신속한 정리를 구조조정의 목표로 뒀다.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록 정리와 청산보다는 살려낸다는 것이 구조조정의 큰 그림이 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산업·기업 구조조정 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업종별 구조조정 방향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채권단이 개별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정부는 조선·해운업의 상황이 계속 악화돼 향후 경기민감업종의 구조조정은 조선·해운 2개 업종에 노력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 조선·해운 산업의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채권단과 합의를 통해 경영정상화 또는 신속한 정리를 구조조정의 목표로 뒀다.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록 정리와 청산보다는 살려낸다는 것이 구조조정의 큰 그림이 됐다. /사진=현대상선
구조조정이 가장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곳은 현대상선이다. 요즘 유행어처럼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냈다. 쉽지 않을 것이란 용선료 협상도 타결 수순을 밟고 있고 다섯 번에 걸쳐 8042억원 규모의 사채권자 채무재조정도 완료했다.

용선료 인하 협상에는 채권단이 해외 선주들에게 구조조정을 통한 현대상선의 확고한 지원의사를 전달하고 정상화 가능성을 전달한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용선료 협상에는 정용석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 부행장이 채권단 대표로 참석한 바 있다.

현대상선 채권단은 “용선주들이 적극 참여해 채무재조정이 성사되면 채권단도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상선은 오는 2일 서울에서 열리는 G6 해운동맹 회원사 정례회의에서 새로운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합류하기 위해 일부 선사들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에 나선다.

이 자리에는 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산업은행 등 관계기관이 공동TF를 구성해 얼라이언스 재편 논의 동향을 파악하고 지원방안을 강구하며 적극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는 현대상선의 요청이 있고 관계된 선사들이 수용한다면 고위 당국자가 나서서 디 얼라이언스 합류에 관한 논의를 지원할 뜻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31일 경영상황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마쳤다. 채권단은 상황별로 인력‧임금‧설비‧생산성 등 전반적인 대응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르면 2일께 최종 자구안을 제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중공업이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자구안을 잠정 승인 받아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 만큼 대우조선해양도 비슷한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투자 유가증권과 부동산 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는 등 2018년까지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시행에 옮길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위기를 맞은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을 지원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조직 슬림화, 자원 재배치 조선·해양과 무관한 자회사 정리, 비핵심 자산 매각, 경영진 연봉 삭감 등의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최종 추가 자구안은 아직 제출하지 않은 상태로 최선의 자구안을 도출하기 위해 채권단과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미디어펜=고이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