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회복 훈풍이 불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제조업체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올해 1월 제조업의 업황 BSI는 76으로 지난해 12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 이상이면 그 반대다. 제조업체들의 경기 전망이 아직도 '한겨울'이라는 얘기다.

이성호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차장은 "제조업 업황 BSI의 수치가 전월과 같지만 내용상으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며 "체감경기가 좋아졌다고 느끼는 제조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이 합쳐지면서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전자·영상·통신(58→65)은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디스플레이가격의 하락세가 주춤한 영향을 받아 지수가 반등했다. 1차 금속 업종은 수주가 적은 계절적 요인 탓에 전월(77)보다 6포인트 떨어진 71로 내려앉았다.

기업 유형별로는 대기업이 전월(79)보다 1포인트 줄어 78였다. 중소기업(72→74), 수출기업(77→78)은 올랐고, 내수기업(75→75)은 전월과 동일했다.

제조업 BSI의 세부 항목별로는 매출과 가동률이 각각 2포인트, 1포인트씩 올라 88이 됐다. 채산성(88→86)은 2포인트 내렸고, 자금사정 BSI는 87로 전월과 같다.

제조업체의 경영 고충으로는 '내수 부진'이 1순위로 지목됐다. 비중은 22.6%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줄었다. '불확실한 경제상황'(17.3%), '경쟁심화'(11.8%), '환율'(10.3%), '수출 부진'(10.2%), '자금 부족'(6.4%) 등이 뒤따랐다.

비제조업이 느끼는 심리지수는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11~12월 종전 최고치 70을 유지하다가 1포인트 내려 69를 나타냈다. 2월 업황 전망 BSI는 71으로 전월대비 1포인트 올랐다.

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의 일부 항목을 합성한 민간 경제심리지수는 97였다.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오른 수치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