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28~29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존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총재는 28일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경제동향간담회를 열고 "미국의 테이퍼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분기별 성장률이 작년 3분기 4.1%를 기록했고 4분기 3.3%가 예상되는 만큼 '돈 풀기' 축소가 계속되리라는 것이다.

그는 "양적완화를 하다가 원상태로 돌아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물량이 줄어드는 게 아니고 늘어나는 폭이 줄어드는 것인데도 이렇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마무리하는 데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총재는 최근 선진국은 경기 회복 바람이 불고 있으나 신흥국은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한편에서는 디플레이션을, 다른 한쪽에서는 자산 버블을 우려한다"며 "글로벌 위기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어디는 열이 오르고 어디는 열이 조금도 나지 않은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폐막한 제44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 총회와 관련해서는 "이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한 규제개혁 정책을 마무리해야겠다는 것을 느꼈다. 끝없이 규칙을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단기적인 위기극복을 논했지만, 세계 경제가 성장하려면 장기적인 시각에서 기업 투자·인프라 투자·고용창출 등 3대 과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택 서울대 교수, 박영탁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김경환 국토연구원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유길상 한국고용정보원장, 송의영 서강대교수, 최운규 경제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