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연말을 앞두고 연체채권을 대거 정리하면서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다만, 대기업 경기민감업종의 대출채권 연체율은 상승해 지속적인 금융당국의 감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88%로, 전월 말(1.10%) 대비 0.2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12년 말 1.00%에 비해서도 0.12%포인트 낮아졌다.

연체율이 낮아진 것은 은행들이 연말을 앞둔 12월 중 5조원의 연체채권을 정리한 데 따른 것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06%로 직전달(1.28%) 대비 0.22%포인트 내렸으며, 이 중 대기업대출 연체율이 1.09%에서 1.06%로,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1.35%에서 1.06%로 내렸다.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직전달 0.87% 대비 0.21%포인트 하락해 0.66%를 기록했다.

상각, 매각 등에 의한 연체율 하락효과를 제거한 실질연체율 역시 지난해 중 0.76%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쳐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지난 2012년 중 실질연체율 상승폭이 1.14%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개선됐다.

다만 대기업의 경우 건설업(2.65%)과 선박건조업(2.86%) 등 경기민감업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 건전성이 다소 악화됐다.

은행의 전체 원화대출채권 잔액은 1,162조8,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7조8,000억원(0.7%) 감소했다. 이 중 대기업대출은 166조1,000억원으로 감소세로 전환했으며 중소기업대출 역시 489조원으로 줄었다. 가계대출(479조원)은 전월과 비슷하게 3조원 가량 늘었다.

금감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화대출 연체율이 하향 안정화 추세"라면서도 "일부 신흥국 경제 불안 등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 가능성이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수익성이 악화된 일부 업종의 부실가능성에 대비, 적정 충당금 적립 및 건전성 분류 관행 정착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토록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