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수 있었던 세 번째 죽음…SNS 등 눈앞의 대증적 처방에 연연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메피아 몰랐다는 박원순…바닥 보이는 이미지 정치

이번 구의선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로 확인된 서울메트로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퇴직 임직원에 대한 특별대우 등 메피아의 존재였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를 몰랐다고 밝혔다. 자기 사람들을 서울메트로 최고위 임원으로 임명했고 시장을 몇 년째 하고 있는 박 시장이 이를 몰랐다?

박 시장은 이를 알았다고 시인하면 더 큰 문제이니 몰랐다고 항변하는지도 모르겠다. 서울메트로에서만 세번째다. 지금껏 메피아를 몰랐다고 밝힌 박 시장은 결국 자신의 무능력을 자인하는 셈이 됐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박원순 시장은 자신의 SNS에서 이번 구의역 사고로 사망한 19세 김모씨의 꿈이 전동차 기관사였다는 시민의 댓글을 보고 “유족이 동의하면 김씨에게 명예기관사 자격을 부여하겠다”고 제안했다. 언론들은 이를 대서특필했지만 유족은 거절했다. 누명까지 씌워 아이를 두 번 죽인 서울메트로에 입사시킬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박원순 시장의 이미지 정치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참여연대 및 민족문제연구소, 아름다운가게 등 시민단체 출신으로서의 한계가 엿보인다. 전문성 제로인 인사들을 서울시 지방공기업에 심어놓은 후과가 이번 서울메트로 구의역 사고에서 드러났다. 메피아의 존재를 몰랐다는 거나 SNS 정치에 공들이는 개인적인 처사도 마찬가지다.

   
▲ 이번 구의선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로 확인된 서울메트로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퇴직 임직원에 대한 특별대우 등 메피아의 존재였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를 몰랐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처음도 아니고 세 번째 죽음이었다. 비정규직-정규직, 외부하청의 문제가 아니다. 기초적인 안전관리 문제였다. 이는 서울메트로 뿐만 아니다. 서울시의 인재형 안전사고는 서울대공원 호랑이 사육사 등 이전부터 있어왔다. 이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는 사전에 막을 수 있었으나 고치지 않았던 죽음이다. 박 시장 스스로 지하철 관리의 안전예산을 삭감하기도 했다. 부모라면 자신의 아들이 개죽음 당했다고 여기지 않을까.

그런데 그런 그들의 동의는 염두에 두지 않은 채 박원순 시장은 SNS댓글 제안만을 보고 명예기관사 자격 부여를 입에 담았다. 당사자 부모들에게 확인하지 않고 그런 제의를 공개적으로 했다. 19세 김씨의 꿈이 정말로 기관사였는지를 떠나 유가족이 이에 응할 의향은 있는지 확인하고 발표하는 것이 뭐가 그리 어려운가.

박 시장이 아들을 잃은 유가족의 마음을 진심으로 위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눈앞의 대증적 처방에 연연한 박원순 시장은 스스로 침을 뱉은 격이 됐다. 천만 시민이 뽑은 선출직 정치인이라면 결과로 말해야 한다. 언론플레이는 답이 아니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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