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피아가 부른 스크린도어 사고…전원 사표가 안전 책임지는 자세?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박원순과 서울메트로…부도덕한 공기업 피라미드

지난 달 28일 일어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메트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비판의 요지는 메피아가 아니라 외주화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공사와 업체 사장만 배불리고 직원들은 착취당하며 위험에 노출된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상한 건 이 대목이다. 외주화가 문제라면 다른 외주기업, 하청업체들에게선 왜 이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까.

서울시에서 전철 작업 중에 사고로 죽은 3명 모두 서울메트로다. 단순히 비용을 아끼기 위한 경영효율화로서 외주화가 문제라면 서울메트로 뿐 아니라 전국 모든 외주업체-하청업체에서 사고가 빈발해야 한다. 서울메트로 만의 문제가 없을 리 없다.

주장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 지난 28일 김씨가 사고를 당했던 순간의 진실을 돌이켜 봐야 한다. 사고 나던 순간 직접적인 원인은 1인 1조라 볼 수 있으나 김씨는 그래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이날 근무했던 구의역 역무원 3명 모두 김씨가 스크린도어 안쪽으로 들어갔을 당시, 승강장을 비추던 폐쇄회로(CC)TV를 지켜보지 않았다. 한 역무원은 경찰 조사에서 "김씨가 구의역에 온 줄 몰랐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구의역 승강장 내 CCTV와 방송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을 확인했다. 즉 역무원 중 한 명이라도 CCTV를 유심히 지켜봤다면 '열차가 들어오니 스크린도어 안쪽에서 나오라'고 김씨에게 방송으로 알려 주고, 김씨는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인력부족 탓에 김씨가 혼자 여러 건의 작업을 도맡은 상황은 그 다음 문제다. 사고 나던 순간, 직접적인 원인은 구의역 역무원들의 직무유기에 있었다. 현재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물론 고장 접수 1시간 안에 해당 역에 도착해야 한다고 정해놓은 사내 규정도 이번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지만 이는 역무원들의 주의 미비 보다 직접적이지 않다.

   
▲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세번째다. 낙하산 인사와 그에 따른 비효율적인 인사배치, 그들로 인해 바뀌지 않는 구조적 모순 등 박원순 시장과 서울메트로 임직원의 직무유기 및 부도덕함이 어우러져 이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가 일어났다./사진=연합뉴스


이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의 핵심은 3번째 죽음이라는 데 있다. 첫 번째 사고는 있을 수 있다. 두 번째까지도 양보할 수 있다. 연달아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일어났다면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고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메트로와 서울시는 그렇지 않았다. 

박원순 시장이 심어놓은 자기 사람들은 몇 년 째 서울메트로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다. 박 시장은 서울메트로 관련 안전예산을 삭감하기까지 했다. 광역단체장으로서 예산의 분배를 관장하는 입장에서 박원순 시장은 당시 최선의 선택을 했겠지만, 결국 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서울메트로에 심어진 박원순 사람들, 소위 메피아는 철도 관련 전문성이 전무한 자들이다. 그리고 그런 메피아가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퇴직자들은 회사 사정상 은성PSD로 옮겼다. 거기서 그들은 관련 자격증 없이 높은 연봉을 받는 정규직으로 군림했다. 서울메트로의 시커먼 사정은 안전매뉴얼 없이 바삐 돌아가던 현장에서 월급 140만원 비정규직의 죽음으로 드러났다. 박원순 시장과 메피아, 그들이 좌지우지하는 서울메트로는 공공 ‘피라미드’ 시스템의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주었다.

서울메트로 사고는 세월호와 마찬가지다. 세월호의 경우는 당시 배가 뒤집히던 가운데 이준석 선장과 선원들의 기민한 대처가 있었다면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해상교통사고다. 순간의 판단을 하지 못하고 승객들을 나몰라라 했던 선장과 선원들의 부도덕함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낙하산 인사와 그에 따른 비효율적인 인사배치, 그들로 인해 바뀌지 않는 구조적 모순 등 박원순 시장과 서울메트로 임직원의 직무유기 및 부도덕함이 어우러져 이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가 일어났다. 그것도 세 번째로. 이제 박 시장은 절치부심해야 한다. ‘서울매트로 간부 임원 전원의 사표 제출’ 같은 정치쇼는 필요 없다. 행동으로 보이고 결과로 말하라. 박원순 시장의 정치쇼 말고 액션플랜을 기다린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지난 달 28일 일어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메트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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