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국내서 '베스트셀링카' 복귀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디젤게이트로 글로벌시장에서 부진을 격고 있는 폭스바겐이 유독 국내에서만 빠른 판매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 역시 다양한 이슈들로 주춤했던 판매량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며 일부에선 이런 수입차 브랜드의 인기 회복이 폭스바겐코리아의 리콜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를 부축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5월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 1만8386대에 비해 5.9% 증가한 1만9470대로 집계됐다. 4월 등록실적(1만7845대)과 비교해서는 9.1% 증가한 수치다./미디어펜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달 미국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17.2% 감소한 2만8779대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의 미국 판매는 연비조작이 불거진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계속 감소했고 올해 1~5월 누적 판매는 12만5205대로 전년 동기대비 13.1% 줄었다.

반면 국내에서는 연비조작 사태 직후 한 때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는 디젤게이트 이전으로 돌아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런 추세는 수입차 브랜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5월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 1만8386대에 비해 5.9% 증가한 1만9470대로 집계됐다. 4월 등록실적(1만7845대)과 비교해서는 9.1%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누적 등록 대수는 9만3314대로 전년 동기(9만5557대)와 비교해 2.3% 줄어들었다.

수입차 판매는 지난해 12월 2만4366대로 월간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 들어 1월 1만6234대, 2월 1만5671대, 3월 2만4094대, 4월 1만7845대 등 2만대를 넘나들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디젤게이트의 중심에 서있던 폭스바겐 차량의 등록 대수는 2326대로 전년 동기대비 7.8% 감소한 기록을 보였지만 1월(-44.7%)이나 2월(-24.6%) 등 올해 초와 비교하면 감소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 지난 3월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내준 폭스바겐의 티구안 2.0 TDi BlueMotion이 다시 1위에 등극했다.

이와 관련해 토머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지난 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분기에는 이미지가 많이 하락했지만, 매월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연비조작 사태)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인지 폭스바겐은 본사가 있는 독일이나 미국에 비해 국내 소비자 보상이나 리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환경부에 세 번째로 제출한 리콜계획서에 리콜 대상 차량을 '임의 조작'했다는 내용을 명시하지 않아 계획서가 반려되며 결국 모든 리콜 준비과정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반면 독일에서는 임의 조작이 문제가 된 소프트웨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정부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아 지난 3일부터 파사트, CC, 에오스 등 80만대에 대한 리콜을 시작했다.

   
▲ 폴스바겐 티구안/폭스바겐


가장 최근인 지난 8일에도 독일 정부로부터 골프, 티구안, 아우디 A4·A5·A6 등 110만대에 대한 리콜 계획을 추가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독일에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받는 차량의 연비나 성능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폭스바겐은 미국 법무부와 소비자 손해배상 방안에도 합의했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외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판매한 문제 차량 60만대 중 일부를 다시 사들이고 소비자들에게 총 10억 달러(약 1조1585억원) 이상을 배상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는 본사에서의 입장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리콜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관계자는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에게 남아있는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것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에 반해 브랜드들이 국내소비자들을 배려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며 “수입차 브랜드 역시 판매에 그치지 않고 국내소비자들을 위한 보다 많은 배려가 필요한 시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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