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여성 처벌하겠다는 사람" vs "급진이슬람 용어조차 거부하는 사람"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미국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격돌했다.

대선 본선 주자로서 두 사람이 같은 날 같은 도시에서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클린턴 전 장관은 낙태옹호단체인 가족계획연맹, 트럼프는 '믿음과 자유 연맹' 관련 행사에 각각 참석해 연설했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여성, 트럼프는 국가안보 이슈를 고리로 각각 상대를 신랄하게 비판함으로 향후 본선 전략의 일단을 드러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의 지난 3월 '낙태여성 형사 처벌'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낙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에 쉽게 동의하는 사람은 누구든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라면서 "트럼프는 자신이 여성을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주장하는데 가족계획연맹의 예산을 폐지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진정으로 어떤 것이 여성에게 최상인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우리(여성)의 건강을, 삶을, 미래를 과연 그런 트럼프의 손에 맡길 것이냐. 이 질문은 절대 가정적인 것이 아니다"며 트럼프 집권이 여성에게 '불행'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어 대법원이 낙태를 허용한 1973년의 역사적인 '로 vs 웨이드' 사건을 거론하면서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말하는 것은 곧 '미국을 (여성의) 기회와 존엄이 제한된 그런 시대로 다시 거꾸로 되돌리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그런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아울러 "트럼프가 과거에 자신이 싫어하는 여성을 '돼지, 개, 혐오스러운 동물'로 비하한 바 있다"면서 "트럼프는 이미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에게 잘 보여줬고, 우리는 그런 것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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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트럼프는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각종 단체의 테러 위협을 거론하면서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은 '급진 이슬람'이라는 용어조차 쓰기를 거부하는 사람"이라면서 "이 하나만으로도 그녀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또 "그녀는 미국의 시리아 난민 수용 규모를 500%나 늘릴 것을 원하는데 이는 좋지 않은 일이고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이들이 어디에서 오는 사람들인지 모른다. 힐러리가 다른 종교적 믿음과 가치에 대해 적대감을 가진 수십만 명의 난민을 이 나라에 수용하려고 하는데, 심지어 그 중 일부는 테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힐러리가 집권하면 의회와 사람들의 의지를 무시하는 그런 급진 판사를 임명할 것이고, (총기소지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2조도 폐지하려 할 것이며, 정부 조례로 종교의 자유도 제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와 함께 '이메일 스캔들'을 겨냥해 "힐러리가 국무장관 재직 시 개인 이메일을 사용함으로써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렸다"면서 "특히 그녀는 자신의 '부패한 뒷거래'를 감추려고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는데 현재 그것 때문에 FBI(연방수사국)의 범죄 수사를 받고 있다"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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